올 시즌 개인·단체 8관왕
김현근 감독에 스카우트
"큰 상대 넘길 때 짜릿해"

“몸 좋고 잘생기고 씨름 잘하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

창원 교방초등학교 조민서(6학년)가 올 시즌 8관왕(개인전 7회·단체전 1회)에 올랐다. 조민서는 시도대항·소년체전·회장기·학산배·대통령기 우승에 이어 지난 3일 열린 전국어린이씨름왕대회에서 반달곰급(55㎏ 이상)·단체전·어린이씨름왕 정상에 올랐다.

조민서가 씨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5학년 여름방학이다. 그를 일찍부터 알아본 건 김현근 교방초교 씨름부 감독이었다. 3학년 때부터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을 눈여겨봤고, 치킨을 사주겠다는 말로 설득했다. 3~4학년 때까지는 치킨만 먹고 도망가기 바빴지만, 5학년에 들어서 스스로 씨름장에 들어왔다. 이후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승부욕도 부쩍 늘었다. 이제는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보다 씨름이 좋다고 한다. 그는 “또래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재밌다”며 “경기 때 나보다 큰 상대를 넘길 때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창원 교방초 조민서(첫째 줄)가 씨름부 동료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원재 기자
창원 교방초 조민서(첫째 줄)가 씨름부 동료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원재 기자

그는 평소 여느 초등학생과 다를 바 없는 해맑은 모습이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매섭게 바뀐다. 조민서는 “경기에 들어가면 씨름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주로 기술 생각을 하는데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표정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씨름왕 준결승 당시 1-1 동점이 됐을 때는 ‘제발 제발’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조민서는 175㎝에 85㎏으로 또래에 비해 건장한 체격이지만, 같은 체급 선수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체격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힘과 속도, 유연성으로 상대를 넘기고 있다. 특히 주특기 들배지기를 활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 어린이씨름왕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조민서는 4번 연속 들배지기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오른 다리를 고정하는 연습을 많이 했고 상대를 들어서 찍을 때 돌아 나오는 순발력에 강점이 있다”며 들배지기 비결을 설명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조민서는 내년 마산중학교로 진학해 씨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심우현 마산중 씨름부 감독은 “성적이 워낙 좋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면서 “2학년부터는 중학교 무대에서 통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를 발굴한 스승은 겸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조민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수에게도 늘 자만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며 “졸업 후에도 볼 때마다 그런 점을 다잡을 생각”이라며 제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민서는 “중학교 형들이랑 해보면 아직 많이 어렵다”며 “그래도 정신력으로 붙어보자는 생각”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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