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림스타 (50) 김민준 창원 감계초 5학년

골키퍼 조현우 활약에 반해
3년 전 축구 입단 지원 '합격'
흡수력 뛰어나고 의지 강해

장갑 닳도록 매일 훈련 집중
기대 모으는 축구 '꿈나무'

2019년 3월 3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 결과는 경남FC의 2-1 승리였다. 당시 9000여 명 관중 사이에서 한 소년은 이 경기를 보고 ‘축구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경남FC는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전 내내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다 후반 30분에 동점골, 추가 시간에 주장 배기종의 극장골로 역전극을 완성했다.

소년은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되길 바랐을까. 소년은 대구FC 골키퍼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 홀렸다. 특히 조현우는 후반 41분 경남FC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냈는데, 관중석에서도 ‘뻑’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하게 얼굴에 공을 맞고도 크게 아픈 내색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결심했다.

창원 감계초 5학년 김민준 학생이 골키퍼 훈련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창원 감계초 5학년 김민준 학생이 골키퍼 훈련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창원 감계초 5학년 김민준 학생은 국가대표 골키퍼를 꿈꾸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창원상남초등학교에서 훈련하는 민준 학생의 표정은 진지했다. 코치가 차는 공을 정확히 잡아내는 순발력 훈련에 집중했다. 다른 골키퍼 선수의 차례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여겨보기도 했다.

◇골키퍼 ‘국대’ 향해 = 민준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형을 따라 경남FC 유소년팀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형제는 동네에서 뛰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형이 축구를 좋아해 동네에서 또래끼리 자주 했었다.

입단 테스트에서 형은 탈락, 동생인 민준 학생은 합격했다. 민준 학생 어머니는 의아해서 물어봤다. 축구는 첫째가 더 좋아하는데 어째서 둘째가 뽑혔는지 궁금해서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다른 아이들처럼 잘못된 버릇이 없고 가르치는 대로 곧잘 흡수해서 뽑혔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민준 학생은 창원 소답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지만 지금은 감계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 사이 ‘이적’도 했다.

민준 학생은 ‘창원상남스포츠클럽’으로 옮겨 훈련을 하고 있다. 팀을 옮긴 이유는 이곳에 ‘전문 골키퍼 코치’가 있기 때문이다. 도내 축구부나 축구 관련 스포츠클럽 중에서 골키퍼 코치가 있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민준 학생은 이곳으로 옮기고 나서 날아오는 공을 어떻게 잡는지, 평소 자세는 어떻게 유지하는지, 다이빙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배워 좋다고 했다.

민준 학생은 경기 흐름과 수비수 위치 조정 조율 등을 위해서 항상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로 맞닥뜨릴 것을 대비해서, 공격수가 주로 어떤 발을 쓰는지도 꼼꼼히 살펴본다고 했다. 골키퍼가 가만히 서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축구 골키퍼 국가대표를 꿈꾸는 창원 감계초 5학년 김민준 학생. /김구연 기자 sajin@
축구 골키퍼 국가대표를 꿈꾸는 창원 감계초 5학년 김민준 학생. /김구연 기자 sajin@

짜릿한 기억도 있다. 지난해 고성에서 열린 2021 청소년스포츠한마당 축구대회 초등부 결승전을 눈앞에 둔 승부차기에서다. 당시 4-4 상황에서 민준 학생이 막아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민준 학생은 “예측하고 방향을 정해 뛰었고, 뜬 다음에 공을 끝까지 보고 막았었다”고 기억했다. 민준 학생은 4학년 때 ‘1회 NH농협은행 경남본부장배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우승, ‘2021 경주 MSC KORE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무럭무럭 성장 중 = “공부 안 하려면 축구 하지 마.”
골키퍼에 푹 빠져 사는 민준 학생에게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3학년 때 학교 수업 중 받아쓰기에서 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운동은 좋지만 기본적인 교육도 중요하게 여겨 그렇게 말했더니, 그다음 받아쓰기에서 바로 100점을 받아 왔다. 민준이는 기본적으로 승부욕이 있다. 한 번도 축구하러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준 학생은 말 그대로 오로지 축구만 바라보고 있다. 학기 중 평일 하교 후 오후 4시에서 7시 사이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연습 경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주 2회 야간 훈련도 소화한다. 방학 중에도 전지훈련 등으로 1년 내내 축구에 몰입하고 있다.

야간 훈련 날에는 집에 돌아오면 거의 9시에 가까워 밥 먹고 자기 바쁜데도 축구가 재밌다고 한다.

다만, 민준 학생은 아직 작은 키가 약점이다. 키를 넘어가는 공을 못 막을 때 조금 아쉽다고 했다. 현재 키는 146㎝. 골키퍼치고는 좀 작은 편이다. 그래서 키가 크려고 영양제, 우유 등을 챙겨 먹고 줄넘기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아버지가 183㎝, 어머니가 165㎝인 점과 현재 6학년인 형이 지난해부터 쑥쑥 크기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하면 민준 학생도 곧 성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골키퍼는 손가락이 튼튼해야 한다고 해서 수시로 악력 기르는 공을 주무르기도 한다.

상남스포츠클럽에서 축구를 배우는 아이들. /김구연 기자 sajin@
상남스포츠클럽에서 축구를 배우는 아이들. /김구연 기자 sajin@

추민우(29) 상남스포츠클럽 코치는 민준 학생이 매사에 노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열정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학팀에서 골키퍼로 선수 생활을 했던 추 코치는 민준이처럼 꿈을 가진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추 코치는 “골키퍼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우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보고 겁을 먹으면 안 된다”며 “솔직하게 말해서 초등학생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준이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하다. 골키퍼 전문 코치를 만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통 아이들은 축구에서 공격수를 더 선호하지 않을까. 민준 학생은 “공격수보다 골키퍼가 훨씬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골키퍼는 승패를 가르는 사람이잖아요. 제일 뒤에서 경기장을 넓게 보고 항상 공을 보면서 수비수에게 말도 해줘야 하고요”라고 말했다.

남다른 열정 때문일까. 민준 학생은 골키퍼 장갑이 해져서 2~3주마다 교체해야 한다. 축구화도 마찬가지다. 그 외 스포츠클럽 회비, 차량비 등에 매월 40만 원 정도 고정 비용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축구 국가대표가 돼 월드컵, 올림픽 무대를 밟아 보고 싶다는 민준 학생. 앞으로 성장을 위해 응원이 필요하다.

/김희곤 기자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9월 1일 자 이범웅(양산 물금동아중 3학년) 학생에게는 313만 5458원(BNK경남은행 특별후원금 300만 원, 일반 후원금 13만 5458원)이 전달됐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