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개막 전국핸드볼리그 참가
드림에 시범경기 패배 설욕 나서
창단 첫 승 향해 막바지 구슬땀

지난 9월 29일 진주시생활체육관에서 한상윤 진주 피닉스 선수가 간이 골대를 설치하고 있다. /김연수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6시 진주시생활체육관에 핸드볼 간이 골대가 설치됐다. 이날은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진주 피닉스'가 훈련을 하는 날이다. 진주 피닉스는 SK하이닉스·사회복지공동모금회·서원대학교 지원을 받아 지난 4월 출범한 발달장애인 핸드볼팀으로, 오는 5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전국발달장애인핸드볼리그를 앞두고 매주 목·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이들은 발로 공을 차는 횟수가 더 많은 듯 보였지만, 공과 함께하는 선수들 표정이 밝아 보였다.

선수들은 스트레칭으로 차근차근 몸을 풀며 훈련을 시작했다. 이어 마주 보고 이동하며 패스를 주고받고, 한 바퀴 드리블을 돈 후 슈팅을 날리는 등 진지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다. 종종 공을 튀기지 않고 전진하는 등 실수도 보였지만, 힘차게 발을 굴러 슛을 날카롭게 내리꽂았다.

지난 9월 29일 진주시생활체육관에서 진주 피닉스 선수단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김연수 기자
지난 9월 29일 진주시생활체육관에서 진주 피닉스 선수단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김연수 기자

이날은 한국국제대 특수교육과 학생들과 연습경기도 펼쳤다. 진주 피닉스는 연습경기 도중 파울이나 실점을 하는 장면에서 탄식과 함께 아쉬움을 표하며 강한 승부 욕을 보였다. 특히 수비 장면에서 공을 탈취한 뒤 빠른 드리블로 속공 득점을 만드는 장면과 낮게 꽂히는 강한 슛을 집중력 있게 막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연습경기를 함께한 오윤성 한국국제대 학생은 "이번이 세 번째 연습경기인데 처음에는 큰 기대를 안 했다"며 "지금은 땀을 흘리면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진주 피닉스가 강하게 느껴진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진주 피닉스는 오는 5일 전국발달장애인핸드볼리그에서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드림(DREAM)과 맞붙는다. 지난 6월 28일 열린 드림과 시범경기에서는 1-6으로 패했다. 진주 피닉스는 전반전을 1-1로 마쳤으나 후반전 흐름이 꼬이면서 대량 실점을 했다. 진주 피닉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시범경기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민바울(피벗)은 "시범경기에서 1-6으로 지고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며 "버스를 타고 가면서 다음에 경기할 때 조금 더 연습하고 보강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9일 진주시생활체육관에서 진주 피닉스가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김연수 기자
지난 9월 29일 진주시생활체육관에서 진주 피닉스가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김연수 기자

당시 진주 피닉스는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거나, 반코트에서 훈련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었다. 현재는 주변 도움으로 진주시생활체육관과 진주혜광학교에서 쾌적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도자들도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특수체육을 전공한 서진현 감독과 한지훈 코치가 선수들 정신적인 부분을 관리하고, 금산초교 정민지 코치와 진주동중 박수빈 코치가 핸드볼 기술을 지도하며 선수들 기량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서진현 진주 피닉스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김연수 기자

가장 기대되는 점은 달라진 선수단이다. 진주 피닉스는 창단 초기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지인 추천이나 펼침막 홍보 등을 통해 선수단 8명으로 단출하게 시작했다. 이후 진주 중고등학교 특수학급과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선수들을 모집했다. 현재는 선수 15명으로 여느 핸드볼팀 못지않은 탄탄한 선수단을 갖췄다.

정 코치는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운동 신경이 좋아 기대가 된다"며 "고등학생에서 20대로 주축 선수들이 젊어 분위기가 좋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레프트백 정창권과 골키퍼 윤태인이 기대주다. 정창권은 기본적으로 운동 능력이 우수하고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도 정창권은 속공을 주도하고, 과감한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을 날리는 등 공격을 이끌었다. 또, 윤태인은 공을 무서워하지 않고 순발력이 좋아 구석으로 꽂히는 공에도 반응한다.

서 감독은 "경기를 지고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연습경기를 통해 성공 경험을 하면서 선수들이 빨리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며 "상대팀 경기 영상을 보면서 분석도 많이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핸드볼을 안 했다면 집이나 복지관 위주로만 생활했을 텐데 지금은 핸드볼을 통해서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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