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문화 차이 손길 더 필요한 아이들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 도와야

김해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고 구도심지역에는 외국인 거리가 형성된 곳도 있다. 그에 따라 다문화 학생도 많이 있다. 경남의 다문화 학생 수는 2021년 기준 1만 2315명이며 김해에는 2106명이 있다. 2106명 중에는 국내 출생 학생 수가 1461명(69.4%), 중도 입국 학생이 106명(5%), 외국인 가정의 학생 수가 539명(25.6%)이다.

김해 다문화 학생 수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재외동포법(2020.2.4.)이 시행되면서 재외동포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적 학생의 취학이 상대적으로 더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아이들과 외모가 같은 모습의 고려인 후세이다.

국내 출생 학생은 한국어 구사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학습에 필요한 문장을 이해하는 데 곤란을 겪는 일도 있다. 중도 입국 자녀는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어려움이나 정체성 혼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외국인 가정 자녀는 정주 여건이 불안정해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학교에 지원되는 다문화 교육은 다문화 학생 유형별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 다문화교육 정책학교(김해 3개교)는 다양한 다문화 이해와 다문화 감수성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선도형 모델학교이다. 중도 입국 및 외국인 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교육을 시행하는 특별학급인 '한국어 학급'(김해 9개교 15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징검다리과정은 유·초·중학교에 입학 예정인 다문화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준비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학교 교육과정 및 수업을 통한 다문화 교육 확산'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외국인 가정 자녀가 많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생활지도라고 한다. 다문화 학생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문화적 차이 탓에 기본적인 규칙과 질서, 생활 습관 등을 기초적인 것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여러 사정으로 수시로 가정방문을 해야 하며, 적응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였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복지사의 적극적인 배치도 고려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학교 수업에서 외국인 가정 다문화 학생은 우리말 구사에 어려움이 있어 교과보다는 에어로빅, 볼링, 유도, 레슬링 등의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통해서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이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 교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학교 수업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므로 대안적 교육과정이 요구된다.

며칠 전 초저녁 무렵 다문화 학생 수가 많은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간 적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운동장을 돌고 있었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철봉 밑에서 신나게 서로 큰 소리로 얘기를 하면서 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화의 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러시아말이었다. 다문화 아이들이 우리 일상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한편으로 아이들이 어두운 곳에서 놀고 있었지만 지역주민들이 주변에 있어 안전한 여건이 된다는 것에 큰 위로가 되었다.

다문화 아이들에게는 결과의 평등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지원되어야 한다. 그들이 올바로 자라서 직장을 얻게 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학령기에 제대로 지원하고 돌봐야 사회적 비용과 문제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안태환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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