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부•야당에 제안
정부 균형발전 전략인 ‘기회발전특구’ 지칭한 듯
경남 주력산업인 방위•원전산업 수출활성화 약속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적극 저지’ 피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벗어나 지방 중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자"며 정부와 야당에 '융합형 신성장 경제특구 구축'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특구는) 대기업 중심 산·학·연 연계 협력단지로 구상하고 있다"며 "영남권, 호남권, 세종·충청권, 강원·제주권 등 총 5개 지역에 조성하고 이들 지역에는 규제 완화, 세제 감면, 민간 중심 등 윤석열 정부 정책 자산을 모두 투입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바이오, 항공우주, 로봇,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10개에 달하는 신성장 산업을 산업별로 2~3개씩 묶어 하나의 특구에 집약함으로써 융합 동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라며 "이리하면 규제에 쫓겨 국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는 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구상이 "지방분권과 자치 정신에 맞게 유치 지역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기존 혁신도시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방발전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이 밝힌 이 구상은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 전략 중 하나인 '기회발전특구'(ODZ·Opportunity and Development Zone)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곳에 세제 혜택, 규제 개혁과 투자 특전(인센티브) 등 정책 지원으로 지역에 기업 이전 또는 공장 신설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생각이다. 이는 미국 '기회특구'(Opportunity Zones)를 본뜬 것으로 중앙정부 차원 하향식 특구 개발이 아닌 중앙이 지정한 권역 내 지방이 실정에 맞게 특구 지역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화산업 선정, 인력양성 계획 수립, 정부 규제 특례 등을 적용한다.

경남으로서는 사천과 진주 등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 창원과 김해 등 동부경남에 활성화한 자동차 부품산업 등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분야 특화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정 위원장은 최근 경남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 수출 성과를 언급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방산 기업들이 폴란드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사상 최대 무기 수출 달성, 호주와는 'K9 자주포 현지 생산' 등 방산 협력 확대, 호주와 장갑차, 노르웨이와 K2 전차 수출 추진 등 방산 분야에 가시적 성과가 두드러진다"며 "원전 산업 또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같은 판촉 외교 등을 더욱 강화해 빠른 시일 내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으로 입법 논의 중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과 지역 생산자 농민들이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이 내놓은 소위 7대 민생법안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맞지 않은 대중영합주의 법안들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노란봉투법은 한시가 급한 노동시장 개혁에 역행하는 '불법파업 조장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과잉 생산될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는 "쌀 공급 과잉을 오히려 심화하고 미래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농업 고사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쟁점 법안 통과는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걸을 양보해 살피면, 우리 당이 추진하는 법안들과 취지를 같이 하는 법안도 있다"며 "비교적 쟁점이 적거나 함께 논의 석상에 올릴 수 있는 법안을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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