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산청 합천 남해 농민들 기자회견
29일은 의령서 벼논갈아엎기 시위 예정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폭락하자 경남지역 농민들이 항의 기자회견과 트럭시위에 나서면서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8일 진주와 합천, 산청, 남해에서 농민들이 기자회견에 나섰고, 29일에는 의령에서 볏논 갈아엎기 시위를 하는 등 농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진주시농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진주시청 앞에서 진주시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과 차량 시위를 하며 "공정한 쌀값 보장과 쌀 관련 직불금 2배 인상 대선공약 이행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정부는 올해 예상 초과 생산량 25만t보다 20만t이 많은 45만t을 매입하고 시장에서 격리해 18% 가격 상승효과를 본다고 발표했지만 지금 쌀 가격이 45년 만에 최대 폭인 24% 이상 하락한 상황이어서 쌀값 정상화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쌀 시장 격리 의무를 법에 명시하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듯이 쌀 가격 지지 정책을 펼쳐 생산비가 포함된 공정한 쌀 가격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쌀 관련 직불금 2배 인상(5조 원)을 약속하고서도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직불금 규모가 2조 8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만약 직불금 인상 공약을 차일피일 미루고 변명으로 일관하면 농민들의 분노가 끓어 투쟁하게 될 것"이라며 "대선 공약을 지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들은 "종자 종묘, 비료비, 농약비, 영농자재비 등이 지난해보다 33.8% 상승해 적자 농사가 불가피하다"며 "비료대 지원, 농업진흥기금 상환 연기 등 대책을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농민들은 트럭 20여 대에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직불금 2배 인상 대선공약 이행'이라는 깃발을 달고 진주시청에서 문산 농업기술센터까지 차량 시위를 했다.

진주시농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진주시청 앞에서 진주시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br>
진주시농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진주시청 앞에서 진주시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산청군농민회는 이날 오전 10시 시천면 남명기념관에서 출발해 산청군청~신안면 미곡종합처리사업소~원지 둔치로 이어지는 차량 시위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양정석 산청군농민회장은 "산청 미곡종합처리사업소에 지난해 재고 쌀이 엄청나게 쌓여 있다. 정부는 구곡과 신곡 90만 t을 시장격리한다고 발표했지만 농민이 요구한 가격 안정에는 한참 못 미치는 대책이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고 쌀수입 전면 중단 등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천군 농민단체는 이날 군청 앞에서 투쟁선포식을 열고 "농민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농민의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오늘의 투쟁은 시작일 뿐이다"며 "하반기 나락 적재 투쟁, 천막농성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싸우겠다"고 밝혔다.

남해군농민회와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 등 남해지역 농업단체 9곳도 이날 오전 11시 남해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TRQ 즉각 중단과 폐기, CPTTPP협상 중단, 쌀 최저가격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29일에는 의령군농민회가 지정면 마산리에서 쌀값 폭락 논갈아엎기 행사를 예정하고 있으며, 하동군농민회도 기자회견과 차량 시위를 한다. 

 /자치행정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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