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위해 맞서 싸워주셔서 감사" 편지
학교 축제 때 모금 활동으로 기금도 전달

산청간디학교 '바야흐로' 동아리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보낸 편지. /산청간디학교
산청간디학교 '바야흐로' 동아리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보낸 편지. /산청간디학교

"스스로를 위해, 또 누군가를 위해 맞서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승현 산청간디학교 학생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승현 학생은 '바야흐로(역사사랑)' 동아리를 대표해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 "자신의 일에 정당한 대가를 받고자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 사회의 정부와 기업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늘 응원하고 연대하겠다"고 적었다.

바야흐로 동아리는 모금 활동을 벌여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29만 6000원 기금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학교 축제 때 홍보 공간을 만들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투쟁 소식을 전하면서 기금을 모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디학교분회 교사도 별도로 30만 원을 보탰다.

산청간디학교 '바야흐로' 동아리가 지난 7월 30일 학교 축제 때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문제를 알리며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산청간디학교
산청간디학교 '바야흐로' 동아리가 지난 7월 30일 학교 축제 때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문제를 알리며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산청간디학교

동아리 학생들은 학교 축제 때 대우조선 관련 손팻말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알렸다. 대우조선 사측이 하청 노동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8000억 피해 주장 진짜일까' 제목으로 손팻말을 만들었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난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파업을 벌였다. 정부는 공권력 행사를 검토했다. 대우조선 사측은 8000억 원 손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시사하기도 했다.

손팻말에는 '대우조선 사측이 주장하는 6469억 원 매출 손실은 생산이 재개되면 회수가 가능할 텐데 이게 과연 손실인가', '노사 간 합의 기간이 짧았다면 줄었을 고정비 지출 1426억 원은 어째서 노동자만 책임을 져야 하나', '선박 인도에 차질이 생겼을 때 선주사에게 지급하는 지체보상금 271억 원은 5주가량 유예기간을 고려했을 때 발생한 게 맞나' 등 내용이 담겼다.

또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이탄희 국회의원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며 "노동자의 파업은 법으로 보장된 행위이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자들을 '불법 시위를 저지를 위법자'로 명명하고 법과 원칙대로 해결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보경 동아리 지도교사는 "제자들도 졸업과 동시에 노동자가 될 현실에서, 노동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열악한 조선소 하청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아이들끼리 뉴스와 자료를 찾아보며 스스로 공부도 하고, 조선소 하청 노동자 문제를 다른 친구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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