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변별력 가릴 중요 정보
단체장·교육감 배포 대폭 감소
부실한 정책 선거 번질까 우려

민선 8기 경남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20명 중 지방선거 기간에 '선거공약서'를 발행한 이는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치와 대통령선거 여파에 묻혔던 지방선거 분위기에 경남 역시 휩쓸렸고 이는 부실한 정책선거로 이어졌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6.1 지방선거 당선자 선거공약서 발행 현황을 조사해 2일 내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공약서를 발행한 전국 광역단체장은 17명 중 3명, 교육감은 7명에 그쳤다. 기초단체장 226명 중에는 24명만 선거공약서를 유권자와 공유했다.

경남에서는 3명만 선거공약서를 발행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홍남표 창원시장, 하승철 하동군수다.

광역·기초단체장·교육감 선거 후보자는 '선거공약서'를 만들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서 공개할 수 있다. 선거공약서에는 후보가 제시하는 각 사업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담는다.

▲ 최우수에 뽑힌 박종훈 교육감 선거공약서.
▲ 최우수에 뽑힌 박종훈 교육감 선거공약서.

정책 선거를 유도하고자 2010년 도입한 선거공약서 제도는 의무는 아니지만 발행한다면 유권자가 후보별 핵심 공약·철학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거공약서 발행이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도 확인됐다. 2014년 지방선거 당선자 중에서는 111명(광역단체장 12명·교육감 15명·기초단체장 84명)이 선거공약서를 발행했지만, 2018년에는 그 수가 75명(광역단체장 11명·교육감 12명·기초단체장 52명)으로 줄었다. 그마저도 올해는 3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디지털 사회·인구구조 변화와 전염병 등이 뒤엉켜 치른 올해 지방선거는 국정 안정론-정부 견제론에 매몰돼 정책선거가 크게 위축됐다"며 "결국 지역의제(이슈)·자질검증·정책이 없는 '3무 선거'가 치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프레임이 고착하면서 예비후보자공약집, 선거공약서 등 작성·배부 비율은 현저하게 줄었고 선거공보 구체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매니페스토본부는 우수사례를 발굴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선거공약서 △선거공보 △예비후보자홍보물 △예비후보자공약집으로 분야를 나눠 전수조사를 하고 구체·명확·안정·합리·민주성 등을 주제로 1·2차 평가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 매니페스토(지방선거부문) 약속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선거공약서 분야 최우수(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등 10명이 뽑혔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수상한 박 교육감은 선거공약서에 미래교육·학교·돌봄·공동체 비전과 권역별 공약, 정책 우선순위, 재원조달방안, 이행기간 등을 담았다.

선거공보 최우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정영철 영동군수 등 23명이 선정됐다. 예비후보자홍보물과 예비후보자공약집 분야 최우수 대상자는 없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이번 평가를 토대로 우수사례 자료를 제작·배포하고, 지방의원 선거공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해 문제점을 분석·평가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창언 기자 u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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