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입관세 인하 여파 경매가 ㎏당 4000원대 '뚝'
농민 "5000원 이하 안 돼" 6개 농협 중단-재개 반복

㎏당 5000원대를 유지하던 마늘 경매가가 4000원대로 떨어지자 창녕·합천 마늘 경매작업이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고 있다.

물가를 잡겠다며 정부가 수입 마늘 관세 인하 결정을 한 여파인데, 전국 피마늘(껍질을 벗기지 않은 마늘) 경매가 집중되는 창녕·합천 6개 농협이 반발하면서 경매 중단-재개-중단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창녕군 창녕·우포·이방·남지·영산농협과 합천군 합천동부농협 등은 지난 22일 정부 결정에 반발, 22∼23일 마늘 경매를 중단한 데 이어 25일에도 재개했다가 멈추고, 또 재개했다.

품질이 좋은 '상'품 기준으로 7월 초중순 ㎏당 5200∼5600원 수준이던 마늘 경매가는 관세 인하 결정으로 4000원대로 떨어져 경매 중단 사태까지 불렀다. 하지만 관리 문제로 밀려 있는 마늘을 일부라도 처리해야 해 재개-중단-재개를 반복하는 것이다.

▲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공판장에서 피마늘 경매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매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이일균 기자
▲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공판장에서 피마늘 경매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매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이일균 기자

창녕농협 성이경 조합장은 "마늘 가격 유지를 위해 수입 마늘 관세를 올리거나 유지해 달라고 건의했는데 정부는 오히려 관세 인하 결정을 내렸다"면서 "발표 직후에 ㎏당 5200원에서 5600원까지 하던 건마늘 가격이 당장 4000원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성 조합장은 "고질적인 인건비 부담에다 올 들어 기름값, 비료값은 물론 자재값까지 폭등한 상황에서 5000원 이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지난 22일과 23일에는 아예 경매를 하지 않았다"면서 "밀려 있는 마늘을 어쩔 수 없어서 오늘은 일부 경매를 했지만 계속 4000원대가 나오면 또다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 인하 정책의 하나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깐마늘 1700t, 신선통마늘 7916t을 저율관세할당(이하 TRQ)을 적용해 들여오는 수입권 공매 입찰공고를 냈다.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것으로, 현재 마늘 기준관세는 360%지만 TRQ 적용 마늘은 관세가 50%만 붙는다.

성 조합장은 "정부는 관세를 내려서 라도 마늘 수입량을 늘려 물가를 잡겠다고 하지만 마늘 양을 늘린다고 무슨 물가가 잡히겠느냐. 농민들만 잡는 것"이라며 "25일 재개, 중단, 재개를 거듭했는데도 마늘값은 4000원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창녕군 5개 농협과 합천군 합천동부농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건조 피마늘' 경매를 하는 곳으로 전국 생산량이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 1일 시작한 경매작업은 8월 말까지 계속된다.

한편 창녕군의회는 25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마늘 가격 안정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건의했다.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