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작품 남기지 않는 점 들어
시의회 업무보고 자리서 주장
전문가들 "취지 몰이해" 비판
임 대표 "추진위 의결권 없어"
언급 두고 "권한 남용"지적도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이하 재단 대표)가 창원조각비엔날레 사업이 예산 낭비라고 지적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창원문화재단은 창원시로부터 창원조각비엔날레 사업을 수탁해 운영하고 있다.

"돈 투자 대비 작품이 남지 않습니다. 예산 낭비입니다. 제가 세 번 강조합니다. 예산 낭비입니다."

지난 19일 임웅균 재단 대표가 창원시의회(제117회 임시회)에 출석해 한 발언이다. 문화환경도시위원회 제1차 회의가 열린 날로 부의안건으로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과 창원문화재단 하반기 주요업무 보고가 진행 중이었다.

창원시의회 문화환경도시위원회 의원과 현재 창원조각비엔날레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는 창원문화재단 대표 발언에 대해 '이해 부족'과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각비엔날레가 세금으로 작품을 사서 남기는 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기에 변화된 결정을 해왔다"고 말했다. 작가 초청 형식으로 열리는 비엔날레에서 영구 작품을 남길 경우 별도 계약을 해야 하며 보존을 위해 관리비를 계속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영구 기증 작품 수를 줄여왔다는 것이다.

이해련 시의원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재단 대표가 관련 사업에 대해 '예산 낭비'라고 발언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영구 작품을 남기지 않게 된 배경과 비엔날레 취지와 사업 목적에 대한 이해 부족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의원은 "과거 국비가 지원됐을 때 문화체육관광부 용역 평가에서 영구 작품을 많이 남긴 점 때문에 창원시는 비엔날레 예산으로 작품을 사서 조각 공원을 조성하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며 "독립적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 결정에 따라 지난 5회 때는 영구 작품을 1점 남기고, 올해는 영구 작품을 남기지 않는 방향으로 해서 더 많은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도록 확장한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또, 재단 대표는 시의회에서 "(창원조각비엔날레) 추진위원회는 (사업 계획에 대한) 의결권이 없다"고 발언하는 등 비엔날레 추진위원회 독립성까지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무현 추진위원(마산대 교수)은 "위원 대부분은 평론가이고 앞서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분들이자 현재도 전국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현역에 있는 사람들이다"며 "저도 앞서 2020년에 추진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지금껏 독립적으로 의결하고, 재단은 사무국 역할을 하며 추진위원회를 지원해 왔는데 지금처럼 재단 대표이사가 이렇게 권한을 남용하며 총감독이 선정할 포스터 시안까지 부서원을 시켜 가져오라고 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이사 지시로 참여 작가 서명을 받아서 (주남저수지에) 특별작을 설치한다는데 추진위원회가 엄연히 독립적으로 있는데 대표가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문제다"고 강조했다.

2012년부터 격년제로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올해 6회째로 10월 7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예산은 전체 16억 원으로 도비 6억 4000만 원, 시비 9억 6000만 원이 투입된다. 조각비엔날레 준비에 앞서 창원문화재단 이사장(창원시장)은 지난해 7월 추진위원 14명을 위촉한 바 있다. 2016년 제정된 '창원시 조각비엔날레 운영에 관한 조례' 제3조(위원회 설치)에 따라 추진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제7조(임무)에 따라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무를 총괄한다. 민간전문가·대학교수·시의원 등으로 구성하며, 문화재단 경영수석본부장 등도 포함하며 간사는 비엔날레 업무 담당 부서장이 맡는다.

이와 관련해 창원문화재단은 비엔날레 사업 '관리감독 권한'이 재단에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22일 재단을 찾았지만 대표이사는 다음 주까지 출장 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성산아트홀본부 조각비엔날레부장을 비롯해 홍보기획부장, 총무부장 등을 면담했다.

이차균 조각비엔날레부장은 "2021년 2월에 창원시로부터 관련 사업이 창원문화재단으로 이양됐다"며 "수탁 주체가 재단이 되다 보니 대표이사 입장에서 본인의 업무 과업에 포함되어 있어 살펴본 것이 아니겠냐"고 밝혔다.

이어 당연직 형식으로 추진위원회에 참여하는 재단 경영수석본부장의 오랜 공석으로 추진위원회와 소통이 단절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 부장은 "시에서 재단으로 업무가 넘어오면서 재단 직제도 조각비엔날레부가 생길 정도로 역할을 부여 받고 있으며 추진위원회와 소통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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