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32% 이재명 지지
무소속 진병영 적극 구애
국힘 서춘수도 물밑 접촉

함양군수 선거 서춘수(왼쪽), 진병영 후보.

후보자는 없어도 존재감은 후보자 못지않은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없이 서춘수(국민의힘)·진병영(무소속) 두 후보가 맞대결한 함양군수 선거 이야기다. 함양 전체 유권자 중 최소 20% 비중으로 평가되는 민주당 지지층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표심에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선 이는 진병영 후보다. 진 후보는 지난 12일 후보 등록 첫날 민주당 후보 불출마에 대한 입장문을 내 "서필상 지역위원장(산청·함양·거창·합천)과는 그동안 소속 정당은 달랐지만, 정파를 넘어 소통하며 우리 함양 발전을 위한 일에 뜻을 같이해왔다"며 "위기에 처한 함양군을 살려내기 위해 민주당 당원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저를 뽑아준다면 여야, 보수와 진보, 정파를 초월한 군정을 펼치고 함양 발전을 위한 어떤 정책도 적극 수용하고 협치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2018년 함양군수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인 서 위원장이 획득한 표는 21.89%에 이른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에서도 함양 유권자의 32.03%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이번 선거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의힘이란 정치색의 올가미를 훌훌 벗어던질 수 있어 더없이 홀가분하다"고 한 진 후보로서는 민주당 표심에 못 다가갈 이유가 없고, 또 승리를 위해선 민주당 지지자들의 한 표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서필상 위원장은 서춘수 후보 쪽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향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서 위원장은 지난 18일 통화에서 "서 후보 캠프에서 중심적으로 일하는 분이 연락이 와 서 후보가 당선되는 게 4년 뒤 민주당에 더 좋지 않겠냐며 당 차원에서 움직여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며 "물론 그래서 우리가 집권여당을 지지하는 게 가당키나 하냐고 답했다. 또 내가 개인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당원들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진병영 후보의 '협치 제안'에 대한 입장 역시 마찬가지라면서도 만일 '선거연대'가 함양에서 가시화된다면 서 후보보다는 진 후보 쪽이 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민주당 군수 후보가 있는 합천에서는 이미 무소속 후보와 연대가 논의 중"이라며 "함양의 경우 두 군수 후보가 어떤 정책을 내놓고 민주당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당원들 사이에서 뭔가 입장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고동우 기자 kdwoo@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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