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택시 기사와 승객이던 고교생들이 길가 트럭 화재를 목격하고서 힘을 합쳐 진압했다.

지난 7일 오전 8시께 김해시 삼방동에서 운행하던 1t 트럭 적재함에서 불이 났다. 적재함에는 불에 타기 쉬운 종이상자가 많이 실려 있었다. 부산에서 김해로 오던 트럭 운전자는 화재를 인지하고 즉시 갓길에 차를 세웠고, 동승자와 함께 불이 붙은 종이상자를 치웠다.

하지만 불길은 순식간에 다른 상자로 옮아붙었고, 초기에 불을 끄지 못하면 자칫 차량 등으로 번질 우려도 있었다.

때마침 택시를 운행하며 근처를 지나가던 김해동부소방서 소속 정성배(63) 의용소방대원(남성의용소방대 방호부장)이 현장을 목격했다.

정 대원은 택시에 승객으로 타고 있던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택시에서 내려 트럭으로 달려가 차량용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승객이던 김해영운고 2학년 김동현·박준성·박현성 군도 불이 쉽게 꺼지지 않자 인근 상가로 달려갔다.

GS25 편의점에 비치된 소화기를 가지고 와서 불을 끄는 것을 도왔다.

GS25 편의점은 소방청과 협약으로 지난해부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다. 불은 소화기 5대를 쓰고 나서야 꺼졌다. 정 대원과 학생들이 협력해 화재를 무사히 진압했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정 대원은 "평소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받은 소방훈련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소화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며 "망설이지 않고 도와준 학생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남도소방본부는 정 대원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표창장을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