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자력으로 작동하는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동력시스템연구센터 홍도관 박사팀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7일 밝혔다.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이를 자력식 기어로 구동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도는 2개의 프로펠러가 나란히 배치된 부품이다. 전방 날개에서 낭비될 회전에너지를 후방 날개가 반대방향으로 돌며 회수하는 방식이다. 날개가 도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외력을 상쇄하는 부가 효과도 있다. 당연히 일반 프로펠러보다 추진 효율도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

문제는 반대 방향으로 날개를 돌리려면 동력을 전달할 '기계식 기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어가 맞물려 생기는 열·소음·진동도 커 윤활유 공급 등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홍 박사팀은 발상을 전환했다. 자석의 양극이 밀고 당기는 힘을 활용하면 기어 부품 접촉 없이도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는데 주목한 것이다. 이 방식은 높은 추진효율과 연료비 절감이라는 상반회전식 기어 장점을 유지하면서,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는 자력식 기어 특징도 갖는다. 수명이 반영구적이라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세계에서도 첫 시도인 만큼 지난 3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꾸준한 연구로 부품 조합·설계, 전기·기계간 성능 해석, 시제품 제작·성능시험 평가 등 단계를 모두 거쳤다. 이들은 최근 연구원 근처 저수지에서 자력식 상반회전 기어 효율을 99% 달성한 수중추진기 실증까지 마쳤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무인이동체용으로, 3㎾급 출력이다. 연구팀은 내년까지 수십 명의 사람이 탈 수 있는 100㎾ 이상급 성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홍 박사는 "전동식 단일 프로펠러를 뛰어넘은 것이 전동·기계식 상반회전식인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계식 기어를 대체한 세계 최초의 시도"라며 "수중·항공용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연은 이 기술이 국방(저소음 어뢰·무인이동체 동력원)·산업(공작기계 등)·유인이동체(선박·항공·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기계식 기어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기업 기술이전·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