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감시 피해 현지 소식 전달
지지·응원해준 이들께 감사

바다 건너 가족을 떠나온 지 올해로 꼭 10년째.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고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져서 고국으로 가는 길은 더 멀어졌다.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전하는 게 네옴(31) 미얀마교민회장의 꿈이다. 그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머나먼 타국에서 가장 바라는 건 '민주주의'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하루아침에 민주주의를 빼앗겼다. 학교 선생님은 시민군이 되기 위해 총을 들었다. 얼마 전에는 아끼던 친구 하나가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군부에 체포당했다. 그가 언제 풀려날지도 모른다. 감감무소식이다. 군부 쿠데타가 종식되고, 민주화가 이뤄지기만 바라고 있다.

네옴은 매주 미얀마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역할도 한다. 고국의 소식은 반갑지 않고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누군가 다치고 죽고 도망친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네옴 회장은 "어린아이들이 군부 총에 맞아 죽는 등 무차별 학살을 당하는 걸 들으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를 피해 집도 없고, 전기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면서 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타국에서도 조국은 잊지 않는다. 매주 동포들과 함께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를 연다. 대개 동포들은 이주 노동자다. 토요일 야간 근무를 하고 아침에 자야 하는데 졸린 눈으로나마 집회에 참석한다. 작은 행동도 조국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미얀마를 향한 지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군부는 인터넷으로 감시를 하고 있고, 해외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를 연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네옴은 실명을 쓰지 않고 활동명을 사용한다.

▲ 네옴 미얀마교민회장. /경남도민일보 DB
▲ 네옴 미얀마교민회장. /경남도민일보 DB

미얀마 집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도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네옴 회장은 "우리는 타국에 있어서 그나마 괜찮지만, 가족에 해가 되진 않을까 늘 걱정"이라며 "귀국하면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어 버틸 수 있다. 그에게 고마운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한 명만 꼽기 어렵다면서 기나긴 답변을 내놨다. 함께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힘써주는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와 그 직원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매주 공연을 해주는 창원민예총과 안전하게 집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창원서부경찰서, 집회를 보도하는 언론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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