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서 합 맞춘 경험 살려
코로나 한창이던 지난해 개점
생두 선별부터 볶기·내리기
수작업으로 정성스레 만들어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뒷길에 있는 '오마르'는 손으로 직접 내리는, 일명 핸드드립 커피만 취급한다. 그래서 매장에는 커피 원액인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계가 없다. 에티오피아, 케냐산 등 생두를 사서 가게에서 직접 볶아(로스팅·roasting) 원두를 만든다.

원두를 사는 게 싸고 쉬운 방법이지만 '정직한 커피'를 만들고자 생두 구매와 로스팅을 고집한다.

김지영(49) 대표는 "원두제품을 구매하면 생두 상태는 어땠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볶았는지 확인할 수 없기에 오마르에서 직접 볶는다"고 말했다.

덕분에 손님이 없어도 항상 바쁘다며 김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배달 온 생두 중에 나쁜 생두를 골라내야 하고요. 흙 묻은 생강과 귤 등을 씻고 다져서 황폐차를 만들고요."

흠결이 있는 생두를 골라내는 작업을 핸드픽(hand pick)이라 부른다. 커피애호가인 한 손님은 핸드픽은 가정에서나 가능한 것 아니냐며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김 대표와 공동 경영자인 이미향(49) 대표는 좋은 커피 맛을 내는 방법을 알기에 커피 기계를 쓰지 않고, 핸드픽도 고수한다.

주위 사람들의 우려·조언으로 오마르 개점 시기도 늦어졌다. 김 대표는 "2020년 4월에 퇴사하고 상권을 알아보던 찰나에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졌다. 주변 사람들도 말리고 한참을 고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더는 결단을 미룰 수 없었다. 결국, 김지영·이미향 대표는 지난해 7월 말 '오마르' 로 제2의 인생 전성기 문을 함께 열었다.

김·이 대표는 커피가 잘 팔려도, 잘 팔리지 않아도 계속 운영할 거라는 마음가짐이 있어 그날 매출보다는 커피와 음료를 만드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인다.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오마르' 공동 대표인 김지영(오른쪽)·이미향 씨.  /주성희 기자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오마르' 공동 대표인 김지영(오른쪽)·이미향 씨. /주성희 기자

담금차는 커피 다음 순으로 정성을 들인다. 황폐차가 손이 많이 가는데 황색 재료 세 가지가 들어간 폐에 좋은 차다. 황폐차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따뜻한 차 또는 얼음과 탄산수를 넣은 시원한 음료가 된다. 또 빵이나 비스킷에 발라 먹을 수 있다. 손이 많이 가지만 황폐차가 가진 장점이 커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이 외에 담금차인 자몽, 청귤, 오미자도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해 직접 담근다. 마들렌, 호두파이, 치즈 케이크도 매장에서 직접 구워 내놓는다.

경남통일농업협력회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했던 김 대표와 이 대표는 이제 오마르에서 공생한다. 셈에 강한 이 사장이 전담하는 분야가 있고 손재주가 좋은 김 사장이 전담하는 분야가 있다. 두 사장 모두 핸드드립에 일가견이 있고 지향점도 같다. 김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도 협력하던 관계라 그런지 서로 합을 잘 맞춰가며 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디서든 오마르가 만든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커피 드립백(Drip Bag) 선물 모음을 준비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내려 마시면 커피전문가가 내린 것 못지않게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먼저 깊이가 있는 잔을 준비한다. 물은 끓이고 나서 90℃ 정도로 온도가 떨어진 상태여야 한다. 원두 가루가 젖을 만큼 붓고 뜸을 들인다. 김 대표는 뜸을 들이는 과정이 있어야 원두가 불어 커피맛을 낼 준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드립백에 가득 찰 만큼 물을 붓고 내리는 과정을 2~3회 정도 거친다.

김 사장은 "아까워서 여러 번 부어드시려고 하는데 그러면 나쁜 맛과 향이 첨가된다.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마르 커피를 실제로 마셔보면 불쾌한 쓴맛은 전혀 없다. 산미와 고소함이 적절하게 배합된 오마르만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아메리카노는 4400~4500원 선이다.

김·이 대표는 오마르에서 다양한 커피 세계를 펼치고 싶다. 오마르엔 모카포트, 베트남 커피 기구인 핀, 터키 커피 기구인 체즈베 등 다양한 커피 도구가 있다. 이 도구들로 커피를 내리는 브루잉(brewing) 전문점을 만들고자 한다. 또 커피 강좌를 열어 지역주민과 좋은 커피를 나누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김 대표는 "많은 분들이 지친 일상을 오마르에서 커피로 치유하고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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