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잘: WILL LIVE WELL'
내달까지 창원 바인딩 갤러리

올해 호랑이해를 맞아 35명 작가가 호랑이를 주제로 표현한 미술작품 전시가 창원 바인딩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첫 관람객을 맞았고 다음 달 21일까지 매주 목~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바인딩 갤러리는 창원 가로수길 주택가 골목에 있다. 갤러리 간판이 없어 주의해서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모바일 지도 앱을 활용해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48-9' 주소를 찍어 찾는 게 상책이다.

▲ 바인딩 갤러리의 정면 모습  /정현수 기자
▲ 바인딩 갤러리의 정면 모습 /정현수 기자

반지하에 있는 갤러리 대형 창문의 '虎(호)'라는 큰 글자가 이곳이 전시실임을 알아차리게 해준다. 지난해 4월 설치미술을 하는 정진경 작가가 작업실로 쓰다가 맞은편에 새로운 작업실을 구하면서 이곳을 갤러리로 개조했다. 하얀색 벽에 청색과 적색 페인트로 조형성을 살리니 공간이 깔끔해졌다. 작품들은 그 청색과 적색 문양들과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이마저도 예술인가 싶을 정도다. 작품을 배치하는 것을 두고 미술계에서는 '디스플레이'라고 표현하는데, 디스플레이에도 설치미술 작가의 솜씨가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전시작품은 다양하다. 아크릴로 표현한 호랑이도 있고, 수묵채색으로 그린 것도 있다. 그림 속 호랑이 하면 '호작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호랑이와 까치가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그림. 갤러리에는 민화풍뿐만 아니라 장지에 아크릴로 그런 호작도도 보인다. 어떤 작품은 영상으로 표현되었고 어떤 작품은 소리(오디오)로 제작됐다.

▲ 전통 민화 '호작도'를 소재로 한 윤복희 작 '까치와 호랑이'. /정현수 기자
▲ 전통 민화 '호작도'를 소재로 한 윤복희 작 '까치와 호랑이'. /정현수 기자

전시 작품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휴대전화를 작품에 갖다 대면 된다. 인스타그램 필터 기능을 이용한 증강현실 기술로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곳을 무인갤러리로 운영하면서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진경 작가는 지난해 9월부터 호랑이해에 어울리는 전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바인딩에서 전시를 한 번 했던 분들도 있고 이런저런 연으로 알게 된 작가들에게 연락을 했죠. 힘들었던 2021년을 뒤로하고 '잘 살고 싶다'는 갈망을 호랑이라는 주제에 담아 보고 싶었어요. 모두 재미있는 기획이라며 흔쾌히 참여해주셨어요."

전시 제목은 '잘: WILL LIVE WELL'. 기발한 기획과 공간의 분위기 때문인지 개관 이후 끊임없이 대관이 이뤄졌고, 관람객의 발길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정 작가는 "호랑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다양한 인식을 느낄 수 있는 전시"라며 "여러 작품들에서 호랑이의 힘찬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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