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단 후 매 경기 활약
서로 격려·응원에 자신감 찾아
상위권 경쟁력 갖춰 4강 목표
"고향에서 뛰는 편안함에 만족"

여자핸드볼 골키퍼 오사라(29)가 고향 경남으로 돌아왔다. 경남개발공사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밝힌 오사라는 "올해 목표는 4강"이라고 말했다.

오사라는 지난달 경남개발공사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경남 유니폼을 입는 오사라는 21일 오전 기준 63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1위, 37.06%로 방어율 부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은 오사라의 선방쇼에 힘입어 2승 2패 112득점 116실점 -4득실차로 5위에 자리하며 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FA 자격을 획득한 오사라에게 국내 구단 3곳과 일본 구단 1곳에서 제의가 왔다. 오사라는 일본에 진출하기로 마음먹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바지에 경남에서 '필요하다'며 연락이 왔다. 조건을 비교했을 때 일본 구단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오사라는 경남을 선택했다.

"창원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금산초교, 창원에서 양덕여중, 마산무학여고를 나왔거든요. 그래서 선수 생활 마무리는 경남에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여기가 제 고향이니까 경남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오사라는 금산초교 4학년 때 핸드볼에 입문했다. 교장실 앞을 뛰어다니다가 걸렸는데 교장이 "핸드볼 한 번 해보면 벌을 안 주겠다"고 제안해 시작했다. 힘들어 그만두려고 하자 이번에는 코치가 간식을 사줬다. 오사라는 "운동 끝나고 먹는 간식에 중독돼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 간식에 넘어갔으면 안 됐다"며 웃었다.

▲ 경남개발공사 골키퍼 오사라가 마산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개발공사 골키퍼 오사라가 마산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오사라는 한국체육대학교 재학 시절 모교인 마산무학여고에서 교생실습을 하는 것을 끝으로 고향 경남과 멀어졌다. 2015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광주도시공사에 입단했으며, 이후 컬러풀대구-부산시설공단을 거쳤다.

올해 경남개발공사로 온 오사라는 "이제까지 거쳤던 팀 중에서 굉장히 마음이 편하다.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남은 코로나19 사태로 조기 종료되면서 5위를 차지한 2019-2020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다. 오사라는 열심히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고, 팀을 살려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 들어온 언니들도 있고 후배들도 멤버가 조금 바뀌고 하니까 엄숙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화기애애하더라고요. 손발이 잘 맞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내가 이 안에 들어와 나도 손발 잘 맞추면 팀이 잘 꾸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사라는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면 기쁨을 표출하는 등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와 함께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선수들을 북돋는다. 오사라는 "골대가 든든하면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득점하고 온다. 제가 버티고 있지 못하면 선수들도 부담감을 느끼면서 공격한다"며 "공격수들도 저를 믿고 따라오니까 먼저 잘해서 보여주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사라는 경남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는 팀을 4강에 들게 해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는 것이다. 1위 삼척시청을 제외한 7개 팀의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본 오사라는 어느 팀이 더 집중하고 버티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봤다.

"말에 씨앗을 심는다고 계속 '이기자',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후배들도 어느 순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겨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말하는 대로 된다고 '우리 이기자'라는 분위기다 보니까 이번에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경남개발공사 선수들이 마산체육관에서 훈련을 끝낸 후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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