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택배 물량도 엄청나게 늘었다. 그런데 이처럼 수입을 챙길 수 있는 시점에 택배를 멈춘 회사가 있다.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을 멈춘 지 24일째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지난해 여러 차례 겪었던 택배 중단에 이어 대목에 또 택배가 멈추어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택배 노동자들이 생계 위협을 받으면서까지 손을 놓고 파업을 결행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택배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이용자들이 사회적으로 응원해서 하루빨리 업무로 복귀하도록 격려가 필요한 때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파업에는 경남 7개 시군에서 250명이 동참했다. 배송 물량이 50% 이상 급증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사회적 불편이 가중되는 만큼 택배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파업에 참여한 택배 노동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지난해부터 심해진 택배 파업 배경에는 택배 노동자 노동 인권이 보장받지 못한 현실이 있다. 택배 노동자는 몸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그만큼 몸을 혹사하게 되고 후유증도 심각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택배 업계는 호황을 누렸으나 승승장구하는 택배산업 이면에는 과로사로 숨진 21명의 택배 노동자가 있었다. 택배 노사는 노동자 과로사를 막고자 지난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사회적 합의를 논의했고 최대 노동시간 주 60시간 이내, 택배 원가 인상, 택배 분류 작업 제외 등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파업은 합의문 해석을 놓고 노사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이 대리점과 맺는 부속 합의서에 '당일 배송'과 '주6일 업무'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데. 노조는 주 60시간을 지키면서 해당 조건을 지키는 건 불가능이라 봤다. 또한, 지난해 노동자 처우 개선에 쓰기로 한 택배 요금 인상분이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고 반발하면서 노사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사측 입장을 알 수는 없지만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 인권 존중은 공존을 위한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해결과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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