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골짝에 세월 녹이 슨 채 묻혀 있는 지뢰라도 터지듯,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그 외침도 덩달아 터지듯 '괴뢰군'과 함께 쓰인 말 '멸공'이 최근에 불쑥 터져 나와 다중을 어리둥절케 했습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발(發) "멸공!"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욱하던 정 부회장이 '오너리스크'에 뿔난 주주들 반발과 성난 불매운동 앞에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매카시즘의 병증인 '반공 히스테리' 쪽 현상은 그걸로 끝이 아녔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사서 그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그것의 뜻은 누가 봐도 '멸콩→멸공'이었습니다.

잠시 회고 쪽으로 눈을 감아 봤습니다. 어린 시절의 반공 표어 '때려잡자 김일성 물리치자 공산당'이 퍼뜩 아련히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멸공의 횃불 아래 목숨을 건다'는 희미한 군가도 함께.

 

정용진→윤석열의 '멸공'이

국민의힘 나경원→김연주의

"멸공·자유"→"달파멸콩"으로

이어진 '멸공 챌린지' 헐!

어쩌다

대선이 퀴퀴한 '반공'

진창 쪽으로까지 전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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