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기리는 시민들 '감동적'
이 마에스트리 무대 명불허전
시민에 감사…후배 배출 기대

창원시와 창원문화재단이 주최한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가 지난 16일 마산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습니다. 문신 선생 부인인 최성숙(사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이 음악회를 보고 나서 느낀 감동과 창원시민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자 감상평을 보내와 소개합니다.

허성무(왼쪽) 창원시장과 문신 선생 부인인 최성숙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대체한 음악회는 '신의 한 수'였다. 음악과 위대한 예술가의 탄생 기념식이 절묘함을 이루었다. 기념식만 개최했다면 100명도 채울까 말까 했을 텐데 음악회로 대체함으로써 900여 명 시민이 찾았으니 아주 성공적이었다.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창원특례시와 시민 정신을 음악과 역사적 퍼포먼스로 기가 막히게 구성했다.

시민과 함께 만든 '문신의 시간' 노래, 문신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영상은 내용과 구성 모두 흡족했다. 더욱 가슴에 파도를 치게 한 것은 이 예술인들이 문신 선생을 기리는 음악을 만들어 아이들에게도 부르게 하고 그것을 녹음해 무대에서 구현했다는 점이다. 노래가 맑고 밝았다. 멜로디도 재미있고 몇 번 듣고 나면 흥얼거려질 그런 노래여서 고맙고, 듣다 보니 기분도 절로 좋아졌다.

'이 마에스트리' 합창단 역할 또한 새로운 음악회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마에스트리가 생일 축하 노래로 공연의 막을 열었는데, 이날이 꼭 100년 전 문신 선생이 태어난 날이다. 1922년 1월 16일. 바로 이날에 맞춰 기념식과 음악회를 개최한 창원시의 세심한 성의에 고마울 따름이다.

▲ 최성숙 작 '문신 탄생 100년의 귀환'<br /><br /> /최성숙<br /><br /><br /><br />프랑스 남부 발카레스 해변에 우뚝 선 문신 선생의 대표작 '태양의 인간'과 그 옆에 2~3개월 후 미술관으로 개조될 리디아호가 함께 있다. <br /><br />리디아호는 이곳 모래사장 위에 있는데, 51년 전에 좌초한 그리스 선박이다.한동안 카지노로 쓰이다가 이번에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재생 작업 중인데 이곳에 문신 선생의 작품도 전시될 예정이다. '태양의 인간' 옆에는 문신 선생과 최성숙 관장을 연상케 하는 남녀 그림이 그려져 있다.<br /><br />최 관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문신 미술이 널리 알려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 최성숙 작 '문신 탄생 100년의 귀환' /최성숙
프랑스 남부 발카레스 해변에 우뚝 선 문신 선생의 대표작 '태양의 인간'과 그 옆에 2~3개월 후 미술관으로 개조될 리디아호가 함께 있다.
리디아호는 이곳 모래사장 위에 있는데, 51년 전에 좌초한 그리스 선박이다.한동안 카지노로 쓰이다가 이번에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재생 작업 중인데 이곳에 문신 선생의 작품도 전시될 예정이다. '태양의 인간' 옆에는 문신 선생과 최성숙 관장을 연상케 하는 남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최 관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문신 미술이 널리 알려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마에스트리에 세계 정상급이라는 수식이 붙는 이유를 알 만도 했다. 실력 있는 성악가들의 협주도 협주려니와 50여 남성 합창단이 한번에 쏟아내는 목소리는 대극장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양재무 지휘자의 센스 있는 지휘도 재미를 더했다. 관객에게 손을 비비게 하면서 바람소리를 느끼게 하고 그것을 합창단이 받아서 또 연주에 적용함으로써 더욱 멋진 공연이 되게 한 점은 이 합창단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 마에스트리는 정해진 연주가 끝나고 앙코르를 받았다. 당연히 앙코르가 나올 줄 알고 여러 곡을 더 준비했다며 약간 능청을 떠는 양 지휘자의 말에 객석에선 또 한 번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때 관객은 기립박수를 쳤고, 한동안 이어졌다. 나 역시 일어서서 손뼉을 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남편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어도 이 정도 연주라면 감동의 물결을 주체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편 문신은 이제 창원시의 문신이요,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신이요, 세계 속의 예술가로서의 문신이다.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다'는 문신 선생의 예술혼이 널리 퍼져 수많은 훌륭한 후배 예술가가 계속해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 또한 가져본다. 이렇게 훌륭한 행사를 만들어주신 허성무 창원시장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문신을 사랑해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