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조연상
한국 배우 첫 수상 영예 안아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가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2개 부문 수상은 불발됐다.

오영수는 10일(한국시각) 열린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오영수는 올해 세 번째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도전하는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처음이다.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출연진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드라마나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없었다.

▲ 배우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0일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에 수상 내용이 공지되어 있다. <br /><br /> /연합뉴스
▲ 배우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0일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에 수상 내용이 공지되어 있다. /연합뉴스

TV드라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이정재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됐다. 이 부문 상은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에게 돌아갔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 한국 드라마 최초 수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으나 <석세션>에 트로피를 넘겨줬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은 수상이 불발됐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도 한국 영화·드라마 초유의 기록이다.

비영어권 작품에 배타적인 성격이 강한 골든글로브는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뒀다. 이 때문에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미국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는 작품상·연기상 등의 후보에 오르지 못했고 '외국어 영화상'에 만족해야 했다. TV부문 역시 지금까지 비영어권 작품이 후보에 오른 경우가 없었다.

이날 시상식은 골든글로브를 보이콧하는 할리우드의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골든글로브는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과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오영수·이정재·황동혁 감독 등 <오징어 게임> 관계자들도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시상식도 생중계 없이 홈페이지에 수상 내역만 공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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