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는 똑 닮았다. 사람들이 나의 아빠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닮았다. 근데 난 아빠와 닮은 게 싫다. 아빠랑 닮아서 애들한테 뽀로로라고 놀림 받고 원숭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리고 아빠의 유전자가 강해서 동생도 나랑 똑 닮았다. 그래서 애들이 키가 똑같다고 놀리고 엘리베이터에서 할머니들, 할아버지들이 "쌍둥이니? 누가 누나니? 누가 오빠야?" 라고 할 때 나는 분노 게이지가 차오른다. 거의 매일을 이런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화날 것이 분명하다. DNA 조작할 순 없을까?

사실 아빠는 이런 내 마음을 모른다. 매일 아빠는 아빠를 닮은 우리를 보고 흐뭇해한다. 아빠는 자신이 똑똑하고 멋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어떨까?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생각일 수도 있다. 아빠는 내가 까부는 것까지 닮아서 그런지 내가 까불 때마다 아빠는 실실 웃는다. 도대체 왜 저렇게 웃는 걸까? 좋은 의미인가? 안 좋은 의미인가? 그런데 우리는 굉장히 잘 맞다. 마치 친구처럼 말이다. 우리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생각을 나누며 논다. 우리는 허공에 총을 쏘며 남의 차를 불법차량이라 하며 우리는 그 차한테 총을 쏘고 달려서 쫓아간다. 그리고 차를 타고 레이싱을 하며 불법차량을 쫓으며 "○○ 수 ○○○○ 멈추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빠와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우리를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빠와 나의 DNA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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