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시랑 〈대암 이태준〉
2∼3일 문화예술회관서 초연
몽골서 독립운동·의술 펼쳐
"우리 지역 인물 알게 되기를"

몽골에서 독립운동을 한 이태준(1883~1921) 선생은 함안 군북면 명관리 출신 의사다. 24세가 되던 1907년 세브란스의학교(현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고, 1911년 학교를 졸업한 이후 몽골에서 근대 병원인 동의의국을 개업해 몽골인들에게 근대의술을 베풀었다. 안창호(1878~1938) 선생의 권유로 학교 재학 시절부터 비밀 청년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담했다. 몽골에서 항일 독립운동에 깊숙이 관여하다 1921년 2월 초 몽골을 점령한 러시아 백위파 대장 운게른 군대에 의해 학살됐다. 그의 나이 38살 때 일이었다.

함안 극단 아시랑이 오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이태준 선생을 조명하는 연극을 초연한다. 연극 이름은 <대암 이태준>. 애국지사의 길을 걸어간 이 선생 삶을 그린 작품으로, 이 선생이 조국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다 의열단 김원봉에게 독립자금을 건네주고 헝가리 폭탄 전문가 마자르를 소개하는 과정을 그린다.

▲ 극단 아시랑 초연작 <대암 이태준> 연습 현장. 이태준 선생이 일본 비밀경찰대 경부 요시다에게 붙잡힐 뻔하다가 지인 도움을 받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극단 아시랑 초연작 <대암 이태준> 연습 현장. 이태준 선생이 일본 비밀경찰대 경부 요시다에게 붙잡힐 뻔하다가 지인 도움을 받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중국 망명 이후 몽골로 향하게 된 배경을 비롯해 몽골 국민 80% 이상이 화류병(성병)을 앓던 시기 무상으로 병을 치료해 신의로 불리게 된 사연, 선생에 열등감을 느낀 몽골 의사들의 음해로 빚어지는 사건사고, 돈을 받지 않고 화류병을 치료해준 사실이 알려진 뒤 몽골 황제 주치의가 되는 이야기 등을 작품에서 풀어낸다. 픽션이 일부 섞여 줄거리가 만들어졌다. 손민규 극단 아시랑 대표 연출, 한원식 작가 극본이다.

지난달 28일 본 공연을 나흘 앞두고 진행된 연습 현장에서 만난 손 대표는 경성역에서 이태준 선생이 중국 남경으로 떠나는 장면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리킨 장면에서는 이 선생이 일본 비밀경찰대 경부 요시다에게 붙잡힐 뻔하다가, 지인 도움으로 무사히 중국으로 건너가게 되는 상황이 묘사됐다.

극단 아시랑이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연극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에는 함안에 사는 몽골인 썸번히시게 씨가 특별 출연한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보다 몽골에서 더 유명한 독립운동가이자 함안 출신 의사 이태준 선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연극을 기획했다"며 "많은 시민이 연극을 보고 우리 지역 함안과 함안에 이런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전 좌석 2만 원. 문의 055-585-8602, 010-8987-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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