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도전했다 나란히 사퇴후보
선대위 나와 백의종군
각각 현장행보·단체규합 나서

대선 국면 속 경남도지사를 지낸 두 정치인의 쌍생아 같은 행보가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양산 을·재선)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3선) 국회의원 이야기다. 두 의원은 이번 각 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좀체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한계를 절감하고 나란히 사퇴했다.

김두관 의원이야 1차 예비 경선을 통과해 2차 경선 도중 수건을 던졌다 쳐도 김태호 의원은 아예 경선 무대조차 밟지 못한 채 뜻을 접는 아픔을 겪었다. 두 사람은 이후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대신 구현해 줄 경쟁 후보와 손을 잡는데 공교롭게도 당 대선 후보가 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경남도지사에 총리 후보, 장관, 각각 재선-3선 국회의원에 당 최고위원을 두루 거쳐 대권에 도전한 이들은 두 후보에겐 대선 때 경남·부산지역에서 큰 역할을 할 핵심이다. 이에 나란히 각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물망에 오른 두 사람. 그러나 한 사람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사람은 선대위 구성이 한창 논의되던 시점에 '백의종군'과 현장 행보를 선언했다. 각각 11월 20일(김두관)과 11월 22일(김태호)로 시점도 이틀 차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던진 메시지도 큰 틀에서 비슷했다. 이른바 '중도 확장'.

김두관 의원은 "경부울 어디라도 가서 민주당의 잘못을 사과하고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설득하겠다. 민주당의 잘못을 사과하고 국민 앞에 용서를 빌겠다. 정권교체 요구로 나타나는 국민 분노를 풀 수 있다면 뭐라도 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등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의 불만을 잠재우는 역할로 후보 확장성을 키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태호 의원은 "중도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나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중진들이 솔선수범 뒤로 물러나 현장에서 백의종군하자. 국민을 직접 만나 읍소하고 지지를 결집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새 인물론을 기반으로 구태의 때를 벗고 선대위에 참신성을 더해 당에 믿음이 적은 중도층 마음을 돌리자는 제안이었다. 이 일에 스스로 발 벗고 나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백의종군 선언 이후 이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김두관 의원 행보는 활발하다. 본격적인 지역 중심 행보는 27일 당 열세지역인 대구 달서 갑·을 지역위원회 핵심당원 교육에 강연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28일에는 고향인 남해를 찾아 성담사 국제선방 낙성식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성담사가 조계종 종정 진제 큰스님이 창건한 절인 만큼 이 자리에 이재명 후보가 함께할 수 있도록 힘썼다. 하지만 호남 일정 탓에 부인 김혜경 씨가 참석했다.

김 의원은 3일에는 전북 부안, 4일에는 경북 영천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이 같은 행보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며 널리 알리고 있다.

김태호 의원 대선 관련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동태를 살피기 어렵고 의원실에서도 뚜렷한 지역 활동이랄 게 없다는 전언이다.

김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전부터 나와 잘 알고 지내는 직능, 종교, 노동단체 등을 돌며 윤 후보가 당선돼야 할 이유를 설명하고 지지세 규합을 도모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그동안 어느 직능 단체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대선 과정인 만큼 단체들이 곤란해질 수도 있어 밝히지 못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다만 "내년 1월이 되면 경남과 부산지역 대선을 승리로 이끌 나만의 활동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서부경남 출신에 도지사를 지내고, 동부경남인 김해에서 국회의원을 한 장점을 십분 살려 윤 후보 당선을 돕고자 백방으로 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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