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힘 '부정적'
심의 미뤄 연내 어려울 듯
정의당 도당 "고용안정 우려"

경남도의회에서 '제조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사모펀드 규제 촉구 대정부 건의안'이 발의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이 부정적 의견을 내면서 연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창원시의회가 최영희(정의당·비례)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 제조업 현장의 사모펀드 규제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과 대비된다. ▶11월 26일 자 11면 보도

이영실(정의당·비례) 도의원은 지난달 5일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비롯한 경남 제조업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모펀드 기업사냥을 적극 조사해 사모펀드가 기업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상임위인 경제환경위원회에서 '기업경영 직접 개입' 문구 수정 등을 요구하며 심의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내년 1월에나 통과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중순부터 경제환경위 소속 양당 도의원들이 사모펀드의 부정적 면만 강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 등을 표명하면서다. 최근엔 예산 심사 등 바쁜 의사일정을 이유로 들며 건의안에 관한 수정 의견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정부 건의안을 살펴보면 경남지역 제조업 전반에 걸쳐 사모펀드가 활개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창원의 두산공작기계(공작기계), 두산모트롤(유압부품), 케이조선(옛 STX조선·선박제조), STX엔진(산업용 엔진), HSD엔진(선박용 엔진), 피케이밸브(산업용 밸브)와 사천의 샘코(항공), 거제의 웰리브(식당 등), 밀양의 NBG(산업용 강구), 함안의 툴코리아(공구) 등이 사모펀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일례로 사천의 샘코는 국내 최대 항공기 도어 제작회사로 2017년 9월 1일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상장 1년 10개월 만에 사모펀드 '크레도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했으며 1년여간 별다른 설명 없이 대표이사가 3번이나 바뀌었다. 또 불성실 공시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공작기계 국내 1위 기업인 두산공작기계는 2016년 4월 두산그룹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 'DMT홀딩스'에 매각됐다.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이후 기업시설이나 연구투자보다 주주배당, 금융비용 등 사모펀드 이익 실현에만 집중했고, 두산공작기계의 부채비율이 치솟아 부실기업 위기에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지난 29일 이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경남의 기업을 사모펀드가 인수하기 시작하면서 제조 산업 생태계와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방향성과 장기적 경쟁력 상실은 물론 결국엔 정리해고로 이어져 지역공동체마저 황폐화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 다수당인 해당 상임위의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모펀드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의견이 다수이고,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내용을 수정해야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며 "정의당 경남도당은 도의회 해당 상임위 민주당,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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