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사업장 인수 과정 비판
"정부·도, 사기업 문제로 방관"
투기자본 횡포 막을 법안 요구

노동계가 경남도에 사모펀드 제조업 사업장 매각을 감독·지도하라고 촉구했다.

두산공작기계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정의당 경남도당은 21일 도청 앞에서 경남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8월 ㈜디티알오토모티브와 MBK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 디엠티홀딩스㈜는 두산공작기계 주식 매매계약을 맺었다. 대상은 디엠티홀딩스가 보유한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로, 취득 금액은 2조 4000억 원이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3월 디엠티홀딩스를 세워 1조 1308억 원에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을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했고, 두산공작기계 분할 신설법인을 세운 바 있다.

두산공작기계 노조는 디티알오토모티브 두산공작기계 인수는 부실화를 부르리라 우려했다.

▲ 21일 도청 앞에서 두산공작기계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정의당 경남도당이 사모펀드 제조업 사업장 매각 감독·지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 21일 도청 앞에서 두산공작기계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정의당 경남도당이 사모펀드 제조업 사업장 매각 감독·지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이들은 "디티알오토모티브가 매각 대금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겠다고 한다"며 "지난해 말 기준 두산공작기계 순차입금은 4086억 원으로 디티알오토모티브가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2조 원가량이고,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면 자체적으로 1조 6000억 원가량을 그러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초 디티알오토모티브는 1500억 원 회사채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며 "무리한 차입으로 동반 부실 가능성을 투자자가 들여다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노창섭 정의당 도당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도내에 알짜배기 제조업 사업장이 많은데 투기자본에 이리저리 팔리고 있다"며 "국가 기간산업인데도 정부와 도는 사기업 문제로 치부하고 아무 대책 없이 방관만 하느냐"고 지적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도내 사업장은 두산공작기계를 비롯해 모트롤·샘코·웰리브·피케이밸브·툴코리아·NBG·STX엔진 등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김하용 경남도의회 의장 등을 만나 면담을 했다. 오승진 두산공작기계 노조 위원장은 통화에서 "지방의회 차원에서도 (사모펀드 제조업 사업장 매각 심각성을)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서 사모펀드 횡포를 제재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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