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吳)나라 명의 동봉(董奉)의 고사. 그는 늘 환자에게 치료비를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런 간곡한 청(請)을 했습니다. "완쾌되면 뒷산에 살구나무 몇 그루만 심어 주시오. 후세 사람이 덕을 볼 것이오." 몇 년 뒤 그의 뒷산은 수십만 그루의 행림(杏林)이 되었고, 거기에서 나온 살구를 저장해 팔 때 돈 대신 곡식을 받아 빈민 구제를 했습니다. 의사의 미칭 '행림'은 거기서 비롯된 말입니다.

그 행림의 후세 대용 호칭인 '한국판 슈바이처'가 있습니다. 고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은 '극빈자들의 아버지,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부산 복음병원 설립자 고 장기려 박사는 호칭이 더 많습니다. '한국의 의인' '오늘을 산 성인(聖人)' '한국의 슈바이처' '(돈 모르는) 바보 장기려'! 23일 진주 대안동 '슈바이처' 미칭의 이영곤(61) 이영곤내과의원 원장이 교통사고 부상자를 돕다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인애, 헌신의 별이 된 그 '슈바이처'!

 

20년 넘게 쓴 청진기에

낡은 선풍기 놓인 진료실

그 검소함이 일러 주는

곤궁한 이들 도운 온정

"우짤꼬,

우리 원장님 우짤꼬"

오열에 묻어 참 애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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