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등 감염 우려 행동
시 "막을 규정 없어 고심 중"
진주시는 야외 금지 장소 확대

코로나19로 음식점과 주점 등의 심야 영업 제한을 피해 도심 공원에서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방역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 밀집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는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행동을 보일 뿐 아니라, 쓰레기 방치 등 공공 위생문제도 일으키고 있다.

추석 기간인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창원 성산구 용지호수에서 사람들이 술자리를 벌여 문제가 많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창원시민 이정수 씨는 "추석 연휴 일주일 전부터 용지호수를 산책했는데, 조각공원에서 술과 담배를 하고 배달음식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심각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이 씨는 게시글에서 "10시 넘어 술집 문 닫은 상남동에서 자연스레 이곳으로 몰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난 23일 오후 10시에 용지호수공원에 가보니 삼삼오오 자리를 편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 연인이거나 친구들과 함께 나온 20대들이었다. 이들은 술과 음식을 나누느라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었고, 인근에는 쓰레기도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이준성(23·창원시) 씨는 "밤에 모일 데가 없으니 사람들이 이쪽을 찾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감염될까 봐 우려되고, 쓰레기 투기는 양심이 없는 것 같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 오후 10시 이후 음식점 영업을 제한한 야간에 창원 성산구 상남분수대에서 지난 23일 거리 두기와 관계 없이 모여앉아 사람들이 술자리를 벌이고 있다. /강찬구 기자
▲ 오후 10시 이후 음식점 영업을 제한한 야간에 창원 성산구 상남분수대에서 지난 23일 거리 두기와 관계 없이 모여앉아 사람들이 술자리를 벌이고 있다. /강찬구 기자

같은 날 상남상업지구 분수대 광장도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20대 등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이곳은 모임 간 경계가 거의 없이 밀집해 있었고, 마스크도 쓰지 않은 만취한 사람들이 흡연하며 침을 뱉기도 했다. 곳곳에 담배꽁초와 음식물과 쓰레기, 맥주캔이 흩어져 있었다. 떠날 때 먹다 남은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도 없었다.

인근 벤치에 있던 대리운전기사 황모(58) 씨는 "주말 되면 꽉 차고, 지난 추석 때는 분수 둘레로 사람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며 "한편으로는 젊은이들의 답답함이 이해되기도 해 시에서 해소할 방법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지만, 야외 음주 자체를 막을 규정이 없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성산구청 관계자는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각 일행은 4명이 넘지 않는 등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계도하고, 쓰레기는 매일 아침 환경미화원들이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제를 권하는 현수막을 거는 등의 대책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와 달리 진주시는 지난 23일 야외 음주와 야간 취식 행위 금지 장소를 도심지 강변 둔치, 야외공연장, 공원 등까지 확대했다. 적용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로 위반이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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