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육아로 경력 단절 빈번…임금·공적 연금 수령액 낮아
초혼 연령·평균 수명 등 고려 여성 배우자 피보험자 지정을

우리나라 남녀 비중은 지난 7월 기준 통계청 자료를 보면 50.1% 대 49.9%로 나온다. '세상의 절반은 여자다.'

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세상의 태반은 여자다'로 바뀐다. 특히 80세가 넘으면 우리나라 인구 3명 중 2명은 여성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부러운 친구는 '20대는 외모가 빼어난 친구, 30대는 결혼 잘한 친구, 40대는 공부 잘하는 자녀를 둔 친구, 50대는 유산을 물려받은 친구, 60대부터는 연금 많이 받는 친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 중 특히 60대 내용이 눈길을 끈다.

왜냐하면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중·노년기 불안심리 연구>를 보면 40세 이상 남녀 중 여성이 느끼는 불안심리가 남성에 비해 높고, 여성의 불안심리 유발 원인으로 노후 걱정을 꼽은 응답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들, 특히 기혼 여성이 노후 걱정을 많이 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혼자 사는 기간이 길기 때문일 것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 수명은 80.3세, 여자는 86.3세다. 6년 정도 차이가 난다.

게다가 초혼 나이 차이도 있다. 남자는 평균 33.4세, 여자는 30.6세다. 평균 수명과 초혼 나이 차이를 더하면 아내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9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하는 셈이다.

노후 준비는 아내가 홀로 사는 기간까지 고려해 설계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가사·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 기간이 있고, 남성 노동자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

이런 성별 격차는 국민연금 수령액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 5월 통계청 '고령자 부가조사'를 보면 현재 남성 수급자가 받는 국민연금액은 월평균 83만 원인데, 여성은 43만 원에 불과했다.

물론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 노후자금이 충분하다면 아내의 혼자 사는 기간이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복병이 숨어있다. 바로 남편의 병원비다. 우리나라 남성이 건강하게 사는 나이는 평균 64세까지라고 한다. 남녀 연령차를 감안하면 아내보다 남편이 먼저 아플 확률이 높아 별도의 노후 자금도 병원비로 쓸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일반연금보험 가입 현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일반연금보험은 돈을 내는 계약자와 보장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를 같이 또는 다르게 지정할 수 있다. 이때 연금은 피보험자가 살아 있을 때까지만 지급하기에 남편보다 오래 사는 아내를 피보험자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경남은행에서 판매한 일반연금보험 중 계약자가 남편일 때 아내를 피보험자로 지정한 계약은 100건 중 5건 남짓에 불과하다.

이제라도 노후 준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노후 준비는 남편이 아닌 아내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남편들이여! 결혼할 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상대방을 지켜주겠다'고 한 성혼 서약을 기억하는가? 그러면 아내 중심 노후설계가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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