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극화·지방소멸 해법 산업 중심 원론적 답변만
내륙철·신공항 확대 약속 주목…메가시티 서부권 공동화 '우려'

경남을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방균형발전 중 핵심 문제인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와 관련해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쳤다. 대신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한 민간산업 활성화, 남부내륙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내세우며 경남 민심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3일 오전 11시 40분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이준석 당 대표 기자간담회에서 3차례나 지방분권, 지역소멸 위기, 수도권 일극주의 해소 대책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먼저 '지방소멸 대책'과 '수도권 집중화·일극체제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지역별 비교우위 사업을 발굴하려고 한다.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한 민간산업 발달 등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 비교우위 산업 쪽으로 민간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밝혔다.

최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언급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이전도 중요하지만, 민간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며 다시 한번 같은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지역소멸의 심각성이나 수도권 일극체제의 문제점 등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비교우위 산업, 공공기관 연계 민간영역 확대 등 산업적인 해법만 내놓은 셈이다. 사실상 지방균형발전 문제를 정부 차원보다 민간 영역에 맡기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기업 유치가 어렵다는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준석(왼쪽 둘째)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이준석(왼쪽 둘째)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당 차원의 수도권 집중화 문제 의제화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결국 지방문제에서는 지방이 어느 정도 자치권·자율권을 행사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방재정 권한 이양에 대해 정치권에서 항상 고민해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미 정치권에서 수차례 되풀이되며 헛돌고 있는 담론들을 반복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단선으로 추진 중인 남부내륙철도의 복선화 등 좀 더 진일보한 안을 대선공약으로 내놓겠다고 약속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 대표는 "경남은 동서축과 남북축, 횡축과 종축이 모두 광역 교통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해 지역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에서 여러 대선공약을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부경남 종축 교통망의 핵심이 될 남부내륙철도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이끌어냈지만, 한발 더 앞서가는 미래지향적 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단선 전철로 추진되던 강릉선 KTX 등을 복선전철로 결정해 강원도민들이 혜택을 보고 계신다"고 말했다.

또 "수요예측을 통해 복선이 적절치 않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추진되고 나서는 경부선만큼 탑승률이 많이 나온다. 남부내륙철도 차후 수요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진일보한 안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에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했을 때 지금은 활주로 1본을 기반으로 설계하지만, 나중에는 활성화되어 2본 이상 배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지나 설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부울경 메가시티에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이 대표는 "부울경 지역에서 수도권 같은 큰 권역을 형성해 시너지를 내는 것은 중요한 정책일 수 있지만, 반대로 외곽지역 공동화 현상도 우려된다. 진주 등 서부경남권에 맞는 교통대책과 함께 특화산업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김경수 전 지사)당선 직후부터 약 3년간 도정 공백을 겪었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경남도민이 지방공약과 후보 개개인의 도덕성을 세심하게 검증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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