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흑백 한 문장〉으로 수상
섬세한 감각·참신한 시선 호평

▲ 박은형 시인

제17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흑백 한 문장>(파란, 2020.11)을 지은 박은형(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김달진문학관과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매년 경남 출신이거나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에 대해 지역 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하는 문학을 격려·선양하고자 만든 상이다.

이번 김달진창원문학상 작품 공모는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28권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김달진문학관 측은 "이 상을 제정할 당시 운영위원회가 경남 지역 시단의 역량을 우려했는데, 그게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올해는 이제껏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심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 심사위원은 대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승원 문학평론가, 배한봉 시인, 장만호 시인 세 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 박은형 시인의 <흑백 한 문장>에 관해 "섬세한 감각과 시선의 참신함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그의 시 '연두'와 '작약'에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울림과 여운을 지속시키는 섬세한 감각과 고요한 정서가 스며 있다"면서 이는 "사물을 깊이 있게 읽어내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디아'와 '동굴영원'에 관해서는 "시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경험을 오래 삭혀 성실하게 자기만의 언어로 만들어내는 역량이 돋보여 시인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박 시인은 2000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2013년 '애지문학상' 신인상으로 다시 등단하면서 시적 지평 확대를 위해 오랫동안 고투해왔다. <흑백 한 문장>은 재등단 8년 만에 펴낸 첫 시집이다.

박 시인은 이성모 김달진문학관 관장으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화로 통보받고 "크고 너른 손바닥으로 내 시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주는 것 같아 무한 기쁘면서도 한편 더 나은 시를 써야 한다는 책임감에 무거운 마음도 든다"고 했다.

박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자신의 시에서 사상의 바탕을 이루는 점을 이렇게 풀이했다.

"내 시들은 여타 주변의 식물들에게 빚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 속에 많은 식물이 등장하는 것이 그 연유다.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시집 투고 준비를 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일이다. 나무와 풀과 꽃들의 사계를 어정거리다 마주친 푸른 저녁들. 죽음과, 시간과, 고독과, 사랑과, 사람과 슬픔 그리고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식물의 생멸을 좇으며 감각되다가 시가 되곤 했다."

김달진창원문학상 상금은 1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0월 2일 제26회 김달진문학제 때 김달진문학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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