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성분 비공개·혼란
제초제 성분 파라콰트 알고도
남해군 문의에 "알려줄 수 없다"

무등록 농약 '바싹바싹'이 뿌려진 남해 일부 마늘과 관련해 문제가 된 농약 성분은 제초제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이 이를 공개하지 않아 남해군의 행정력 낭비로 이어졌다.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28일 '바싹바싹' 성분 중에 농약 일종인 '파라콰트'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마늘 가공업체에 보관 중인 마늘 310여t 판매를 잠정 금지했다. 또한 일부 마늘을 수거해 '파라콰트' 등 잔류 농약 검사를 하고 있다.

부산식약청은 "검사에서 잔류 농약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오면 폐기 처분되고 이미 유통된 10여t은 회수·폐기할 예정이며, 기준치 이하면 판매할 수 있다"며 "검사 결과가 언제 나올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파라콰트'는 제초제로 쓰이는 성분이다. 독성이 강해 2012년 11월부터 국내에서 생산과 판매가 금지됐다. 유럽과 미국, 중국에서도 고독성 탓에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이 성분이 검출된 '바싹바싹'은 2018년 농촌진흥청 검사에서 잔류 농약이 없는 것으로 나와 비료로 판매 허가가 났었다. 하지만 올해 4월 검사에서 '파라콰트'가 검출돼 무등록 농약으로 분류됐으며, 절차를 거쳐 5월 18일 농촌진흥청이 회수 조치를 내렸다.

그런데 농촌진흥청은 농약 성분을 확인하려는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 파라콰트 검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행정에 혼선을 줬다.

농업기술센터는 남해 일부 마늘에 바싹바싹이 뿌려진 이후 잔류 농약 검사를 위해 농약 성분을 확인하려고 농촌진흥청에 문의했으나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회수·폐기 조치를 내린 농촌진흥청을 상대로 바싹바싹을 수입·판매하는 국내 업체가 이의 제기를 하는 등 법정 소송 중이라는 이유와 내부 지침을 들어 비공개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알려주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내부에서 누가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약 성분을 알지 못한 채 지난 22일 진주에 있는 한 전문연구원에 잔류 농약 성분 검사를 의뢰했고, 28일 검사 결과에서 불검출이 나왔다. 불검출 결과는 당연했다.

일선 검사 기관은 통상적으로 잔류 농약을 검사할 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320종의 농약을 검사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농약이 그 대상이다. '파라콰트'는 10년 가까이 국내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 까닭에 320종 검사 항목에서 제외돼 농업기술센터가 의뢰한 검사 항목에서 빠졌다.

농업기술센터에 앞서 문제가 된 마늘을 생산한 마늘 가공업체가 순천대학교에 의뢰한 잔류 농약 검사에서도 불검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파라콰트 성분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 검사 의뢰한 결과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됐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파라콰트가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농촌진흥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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