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선출 합의 깨고 민주당 불참 속 본회의 의결 강행
정당 정치 원칙·협치·절차 깡그리 무시한 파행…역사에 오점

밀양시의회 파행 속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단독으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강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은 '양당 합의를 깬 국민의힘 측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에 항의하며 임시회 의사일정에 불참해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8명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했고, 예결위원장 선출에서 비롯한 파행을 정리하지 못한 채 임시회를 종료했다.

정족수 규정에 따르는 의사결정구조 결과이지만, 조정과 합의라는 정당정치 원칙을 깬 파행으로 이번 임시회는 밀양시의회 역사에 남게 됐다.

이날 본회의는 개회 직후 16분 만에 끝났다. 국민의힘 허홍 의원이 '스마트팜혁신밸리 민원해결'을 촉구하는 5분 발언을 한 뒤, 단 10분 만에 제1회 추경안과 제1회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별도 질의·답변·토론 없이 승인했다.

밀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29일 국민의힘에 의정 파행의 책임을 묻는 규탄 행사를 진행했다./밀양시의회 민주당 의원단
▲밀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29일 국민의힘에 의정 파행의 책임을 묻는 규탄 행사를 진행했다. /밀양시의회 민주당 의원단

더구나 두 안건 관련 상임위원회인 총무위원회는 민주당 의원 불참으로 열리지도 못했다. 예결특위도 국민의힘 단독으로 진행됐다.

상임위 심의 없이 지난 28일 열린 예결특위는 민주당 의원들이 빠진 채 강행됐고, 전체 추경안 9500억 원 중 '밀양강오딧세이사업' 관련 1억 원을 삭감한 9499억 원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6일 예결위원장 선출 때 양당 합의를 깨고 국민의힘 정정규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된 데 있다.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단 선출 직전 양당 협상대표단은 의장과 부의장, 산업건설위원장과 의회운영위원장을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총무위원장과 예결위원장(1년 임기제)을 민주당이 맡는 것으로 합의했었다. 당시 협상대표였던 국민의힘 박진수 의원도 인정했다.

그러나 예결위원장 선출 때 국민의힘 김상득 의원은 같은 당의 정정규 의원을 추천했고, 표결 끝에 정 의원이 선출됐다. 이 과정이 양당 합의를 깬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상득 의원은 "당시 합의는 전체 국민의힘 의원들의 뜻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정정규 의원은 "합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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