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악보를 볼 줄이나 알겠어요?" "오케스트라 악보를 볼 줄 모르는 비장애인도 많습니다. 배우면 됩니다."

"첼로를 연주할 수나 있겠어요?" "첼로를 연주할 줄 모르는 비장애인도 수두룩합니다. 배우면 됩니다."

그렇다.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연주법을 배우고 악보를 익히면 누구나 오케스트라 단원이 될 수 있다. 비장애인도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경남에서 10년 넘게 발달장애인과 음악활동을 펼친 정지선 희망이룸 대표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대단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그러자 정 대표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단원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반갑지만 자신에게 훌륭한 일을 한다고 칭찬하는 건 달갑지 않다고 했다.

장애인 오케스트라 활동은 세상의 편견과 맞서 용광로처럼 뜨거운 음악에 녹여 없애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합주할 공간을 찾아 사무실 이사만 11번을 했다. 교회 한편을 빌려 합주실로 사용하고 장애인 음악교실을 만들어 그들을 만났다.

오케스트라 내부는 여느 음악 단체와 다를 것이 없다. 곡을 선정하고 조율하고 연습을 하는 보통의 나날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합주실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편견과 마주한다. 공연장 문턱은 이상하게 높고 들어보지도 않고 실력부터 의심하는 사회서 살아남았다.

포기를 모르고 달려온 끝에 새로운 형태의 교향악단이 출범했다. 7월 1일 열린 창원한마음병원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는 뜨거움 그 자체다. 직업 예술인의 탄생이자 장애인 예술가를 정규직으로 고용한 사례로 널리 알려지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사업에 선정돼 하반기 찾아가는 음악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도내 기업들의 공연 요청 문의가 쇄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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