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했다. 사회 지도자로서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민주주의 사회이다. 더욱이 유권자가 뽑은 선량이라면 사회 지도층으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은 물론이고 자신을 선택해준 유권자를 위해서라도 해가 되는 일은 삼가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의 4차 재확산세가 무서울 정도인데 경남의 한 지역 선량들은 또 제주로 연수를 갔다. 바로 이웃인 진주에서 그 난리를 겪었는데도 도무지 재감을 타지 않는 걸 보면 이제는 딱하기까지 하다.

경남의 다른 의회들이 예산심사를 앞두고 의회 내에서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기도 한다. 사천시의원 5명과 같이 간 공무원 3명이 연수를 간 시점은 수도권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시점이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발효된 지 3일째였으며 제주도 또한 연수 이틀 전에 2단계로 격상돼 있었다. 한 달 전 일이었다고는 하나 의회 사무국에서 의정연수 전문기관에서 주관하는 특별세미나 연수 신청을 받은 것부터 조심성 없는 처사였으며 참석한 것 자체가 경솔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백신 접종을 한 상태일 수도 있고 연수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앞섰다고 해도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이것도 모른다면 그것은 자질을 의심받을 일이다.

이번 연수에 시의회가 지출한 연수비용은 1인당 100만 원 규모, 총 800만 원이었다. 일정을 보면 세미나 참석과 강의 청강 등도 있었고 사려니숲과 둘레길, 함덕해수욕장 등 제주 관광지 방문도 있었다. 사천시민들이 지탄하는 것은 이런 위중한 때에 세금으로 외유를 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참석한 의원들은 억울한 모양이다. 역량 강화 차원이었고 자가검사키트를 가져갈 정도로 방역에 철저했으며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삼천포와 제주를 오가는 배를 탔기 때문에 향후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거니와 때가 있는 것이다. 사천시는 4차 대유행 이전에도 감염자가 끊이질 않았다. 그로 인한 고통은 사천시민 모두가 감수하고 있었다. 시의원이라면 당연히 그것부터 챙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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