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형 남해공동체라디오
방통위서 허가…내년 5월 개국
이태인 대표 '군민 주인'지향
"그날 그날 동네 소식 담을 것"

남해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지역 라디오 방송국이 내년 5월 개국한다.

사단법인 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은 26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공동체라디오방송사 신규 허가를 받아 내년 5월 개국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며 "개국 이후 옆집에서 송아지를 낳았다거나 동네 어느 집 아들이 결혼한다는 소식, 누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내용 등 지역에 파묻혀있는 우리 동네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체라디오는 소규모 지역에서만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다. 방통위는 공동체 라디오 방송사업 신규 허가를 내주기로 하고 3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해당 공모에 참여한 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은 심사를 거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방통위가 공동체 라디오 신규허가를 내준 건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2005년 최초 시범 방송이 진행된 뒤로 현재 운영 중인 지역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은 서울 관악, 마포, 경기 성남, 광주 북구, 대구 성서 등 전국 7곳이었다.

방통위가 공개한 신규 허가 사업 기본계획안을 보면 이번에 새로 선정된 방송국은 모두 20곳. 신규 사업 대상자는 허가를 받은 시점(7월 21일)부터 1년 이내에 방송국을 개국해야 한다. 방송 허가 기간은 신규 허가일로부터 3년이다. 방송법 시행령 제50조 제2항에 따라 보도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은 편성할 수 없으며, 방송 내용은 음악과 문화 등 지역 관련 소식으로 한정된다.

▲ 이태인 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 대표. 내년 5월 지역 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목표로 20여 개의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태인 대표
▲ 이태인 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 대표. 내년 5월 지역 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목표로 20여 개의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태인 대표

남해FM은 공동체라디오 FM 대역(88~108MHz) 중 91.9MHz로 주파수가 배정됐다. 남해FM은 군민과 함께하는 방송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의 경조사 일정을 알려주는 방송 <에나가?>, 지역 내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토크쇼 <남해인 초대석>, 남해 공공기관과 다양한 단체들 소식을 담은 <남해 데일리>, 지역 볼거리를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 <추천! 남해여행> 등 20개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방송은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들을 수 있다.

방통위는 이번 신규 허가를 통해 공동체 라디오 방송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 관계자는 "공동체 라디오는 광역단위 방송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소규모 공동체 현안과 행사, 소식을 소재로 주민이 직접 방송을 제작하는 지역 밀착형 미디어"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의성 있는 지역 정보를 전달해 재난극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동체 라디오의 저변 확대를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방송접근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 이태인(55) 대표는 "IT업계에 있다가 현재는 낚싯배 사장을 하고 있다. 남해FM 구성원은 소설가, 남해문화해설사, 금융권 퇴직자, 조선소 운영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군민 12명이고, 연령대는 40~50대"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지역에 파묻혀 있는 얘기가 너무 많다. 대형 미디어가 많지만, 시의성 있는 정보를 잘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디어에서 소외된 계층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직접 그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군민이 주인 되고 군민이 만들어가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파가 남해 이외 지역까지 넘어갈 수 없는 만큼 지역 밀착형으로 그날 일어난 '우리 동네 소식'을 알려 담론의 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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