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경남도·시 구축에 협력
185억 원 투입 2023년 완공 목표
국내 업체 수출경쟁력 향상 기대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초고압 직류송전(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분야 전력기기를 시험·인증하는 인프라를 창원에 구축한다.

HVDC는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로 손꼽힌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먼 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비상상황 때 '이웃 계통'과의 연계로 대정전(블랙아웃)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고, 시간에 따른 전류의 변화가 없어서 전자파 발생도 매우 적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재 나라별로 HVDC 기술을 선점하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8·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HVDC 전력망 확대를 계획하는 등 2025년까지 11개 사업에 약 17조 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HVDC는 아주 높은 전압을 멀리 보내야 한다. 따라서 관련 전력기기와 설비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HVDC 전력기기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 인프라는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국외 시험소를 찾아 시험·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 말미암은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가 간 이동도 어려워 시험을 받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한국전기연구원(KERI) 시험인증 설비 전경. /한국전기연구원
▲ 한국전기연구원(KERI) 시험인증 설비 전경. /한국전기연구원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경남도, 창원시, KERI는 사업비 185억 원을 투입해 연구원 창원본원 안에 오는 2023년까지 'HVDC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 인프라'를 구축한다. 본격적인 착공은 올해 4분기 중 진행할 계획이다.

KERI 측은 인프라 구축이 마무리되면 기업의 제품 개발기간 평균 3.9개월 단축, 국외 시험비용 연간 15억 원 절감, 부대비용(운송비, 체재비 등) 1억 원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험을 받고자 해마다 국내외 2400여 명의 엔지니어들이 경남과 창원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HVDC 시험 인프라를 30년 동안 운영하면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약 1579억 원, 고용유발 효과 1000여 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KERI 김종욱 시험부원장은 "KERI는 전 세계 12개국만이 가입돼 있는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의 정회원으로, KERI 로고가 찍힌 시험성적서는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등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다"며 "HVDC 시험 인프라 구축으로 국내 업체들의 제품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해 기술력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ERI는 이번에 구축되는 HVDC 시험 인프라를 지난해 7월 설립한 'KERI-워털루대 창원인공지능연구센터'와 연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들에 더욱 효과적인 시험인증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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