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도정은 나아가길
구속 직전까지 현안 걱정한 김 전 지사

제37대 경남도지사(2018년 7월 1일~2021년 7월 21일) 김경수. 그는 끝내 '드루킹 사건' 족쇄를 벗지 못했다. 대법원 선고부터 재수감까지, 지난 6일간의 일들이다.

대법원 선고를 앞둔 21일 오전 8시 20분. 경남도는 김 지사 정상 출근 소식을 알렸다. 김 지사는 애초 연가를 내고 관사에 머물 예정이었다.

취재진이 도청 현관 입구에 몰려들었다. 오전 9시 10분. 김 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취재진 질문에 힘없는 목소리로 몇 마디 했다. 이미 결과를 예견한 듯 "완전히 새로운 경남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도민이 함께 노력해 갔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김 지사는 도청사로 들어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했고, 시군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결과적으로 경남도 수장으로서의 마지막 회의였다.

오전 10시 30분께. '김경수 징역 2년 확정' 속보가 나왔다. 그는 이제 전 지사 신분이 되었다. 김 전 지사는 오전 10시 45분 도청사를 떠나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항소심 선고 때 매우 격앙된 모습이었다. 자신이 주장하는 '결백'을 더는 법적으로 풀 기회가 없어졌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톤이 그때보다 매우 낮아졌다. 그는 유죄·무죄 두 가지 상황에 대비한 입장문 모두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창원시 도지사 관사에 머물며 신변 정리에 들어갔다.

21일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그리고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제발 확인 좀 하고 기사 써 달라는 부탁을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항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도청 직원들에게는 "굵직굵직한 현안을 청우 여러분 어깨에 짐으로 남기고 떠난다"며 미안한 마음을 글로 전했다.

재수감 전 마지막 통화 대상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

김 전 지사는 두 사람에게 "가덕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무사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6일 낮 12시 50분께 "주어진 시련의 시간,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창원교도소로 들어갔다. 그는 이곳에서 1년 9개월여 수감 생활을 한다.

한편에서 여권 대선 주자들은 그를 적절히 활용했다. 김두관 의원은 "함께하며 지키고 싶어서 왔다"며 대법 선고 순간 도청에 머물고 있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3일 도청을 찾은 자리에서 "전화를 드리지 않았고 만날 계획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전화 통화를 했고, 이낙연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이 그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상세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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