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패각·축산분뇨·산림 부산물
전기 연료화·비료 등 자원화
환경오염 물질 배출 저감 더해
석탄화력발전 퇴출 이바지도

경남도의 에너지 조례 제정에 힘입어 산업현장과 임업, 축산, 수산업계에도 재생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해양쓰레기' 오명 벗는 굴 패각 = 경남지역은 국내 굴 최대 산지다. 양식어업권 796건, 양식면적 3472ha로 굴 생산량이 전국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굴 양식 과정에서 매년 28만t 정도의 굴 껍데기(패각)가 발생하고 있으며 채묘용과 패화석 비료·사료 등으로 약 70%인 19만t 정도가 재활용되고 나머지 9만t은 미처리 패각으로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굴 패각은 대표적인 해양쓰레기다. 굴 패각이 산을 이루며 쌓이게 되면 염분을 머금은 굴 패각으로 토양 오염은 물론 유기성 물질이 썩으면서 악취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경남도는 150억 원을 투자해 '굴 껍데기 자원화시설'을 2022년까지 통영시 도산면 법송리에 구축한다. 이 시설은 굴 패각으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탈황원료나 소각장, 폐수처리장 등에서 유해가스 제거나 폐수 중화를 위해 사용되는 액상소석회 등을 생산하게 된다.

화력발전 업체에서도 굴 패각으로 생산한 탈황제를 발전소에서 사용한다. 통영시, 한국남동발전, 굴수하식수협은 지난달 23일 통영시청에서 굴 껍데기 자원화 시설에서 생산한 배연탈황흡수제를 삼천포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굴 패각을 전기 에너지화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도내 스타트업인 한국고서이엔지는 탄소 배출 없는 굴 패각 처리와 더불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안인 '칼슘 화학적 순환 공정'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굴 패각을 분해한 후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발열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고 발열반응 후 재결합한 굴 패각을 천연 칼슘질 비료로 만드는 것이다.

이창열 한국고서이엔지 공동대표는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패각 자원화 산업에 경제성 부족 등 인식을 넘어 상용화해야 굴 패각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축산분뇨도 에너지원 유망주 = 축산업계에서도 가축분뇨를 활용해 에너지화하는 방안이 기후위기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는 △퇴·액비화 △정화처리 △에너지화하는 방법이 있다. 에너지화란 가축분뇨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발전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국내에선 퇴·액비화가 대다수고 에너지화하는 시설은 손에 꼽는다.

이에 에너지화 시설 구축을 위한 개정 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규민(더불어민주당·안성시)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설비를 설치하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도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은 1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가축분뇨로 퇴비를 생산하는 시설이 11개, 전기 에너지화하는 바이오가스화시설이 양산시에 한 곳 있다.

경남지역에서 가축분뇨는 2018년 기준 하루 평균 1만 7169t 생산된다. 이 중 70t을 양산시 바이오가스화시설에서 전기 에너지화하고 있다. 연간 전력 생산량은 73만 8482MWh, 연 5000만 원가량의 전력비용이다.

경남도 축산과 관계자는 경남형 뉴딜 중 그린뉴딜사업으로 '가축분뇨 에너지화 지원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축분뇨를 퇴비화, 에너지화할 수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구축 공모사업 등을 추진 중에 있다"며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만큼 지역민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그린 뉴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덕동물재생센터는 2024년부터 하수·가축분뇨로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환경부 주관 '바이오가스 수소화시설 시범사업'에 선정된 시는 2024년까지 국비 215억 원, 지방비 215억 원(도비 65억 원, 시비 150억 원)을 포함한 430억 원을 투입해 수소생산 설비를 제작한다.

이 사업은 하수, 음식물 폐기물,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해 발생되는 바이오가스를 개질, 정제해 하루 3.5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한다. 도시가스로 3.5t 수소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바이오가스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9818t을 줄일 수 있다. 경남도는 연간 57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이용 목재 펠릿 연료화 = 미이용 목재 펠릿이란 벌채 산물 중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산림 부산물, 병해충, 산불 피해목 등을 펠릿화한 연료다.

남동발전에서 운영하는 영동화력발전소는 4년 전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탈바꿈했다. 기존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던 발전소는 2017년 7월(1호기), 2018년 11월(2호기) 목재 펠릿으로 발전을 시작했다. 325㎿급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거듭난 것이다.

이에 더해 목재 펠릿 연료 발전 시 숯이 부산물로 나오는데 이를 친환경토양개량제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지난 6월 24일 경북 성주군 벽진농협 유기비료제조공장에서 목재 펠릿 연소재 활용 친환경토양개량제품 출시 기념식을 연 바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생산량 통계를 보면 목재 펠릿을 통한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2016년 81만 7172toe, 2017년 109만 9049toe, 2018년 148만 6488toe, 2019년 154만 3390toe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기준 재생에너지 규모로는 태양광(278만 7935toe) 다음가는 에너지원이다.

다만 목재 펠릿 등 바이오매스가 탄소 중립 자원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목재 펠릿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존 석탄 대비 65% 이상 적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줄었을 뿐 재생에너지는 아니라며 벌목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면 산림 훼손과 더불어 100% 탄소 중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어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 정책, 전략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재생에너지로서 목재 펠릿의 지위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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