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체크 및 등록 후 입장가능
방역·소독에 단속 요원 배치도
이용객도 띄엄띄엄 거리 두기

지난 23일 오후 2시 거제시 동부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 한낮 무더위에 습도까지 높아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해변에는 불볕더위를 식히러 나온 피서객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발열 검사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거제지역은 31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다. 해수욕장에 들어가려면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접촉 기기로 체온을 재고 안심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출입을 확인하자 팔목에 '안심손목밴드'를 채워준다. 발열이 없고, 등록을 했다는 표시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해수욕장을 이용할 수 없다. 거제시는 해수욕장 16곳에 발열 검사장(19곳)을 운영하고 있다. 손 소독제나 손 세정제 같은 위생물품을 갖추고, 공중화장실 방역·소독도 꼼꼼히 한다. 아울러 해수욕장마다 단속 요원을 배치해 방역 수칙을 점검하고 있다.

해수욕장 방역은 잘 이뤄지고 있었다. 발열 검사장에서 일하는 한 기간제 노동자는 "가끔은 '이걸 왜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분도 있지만,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이 발열 체크 등 방역 수칙을 잘 따라준다"고 말했다.

피서객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 40대는 "대구에서 친구와 함께 1박 2일 여행을 왔다가 바닷바람 쐬러 나왔다"며 "해수욕장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에서 온 가족 여행객은 "코로나 때문에 2년 만에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왔다"며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돼 염려되지만 이용객이 적어 방역에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 23일 오후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변 입구에 설치된 발열 검사장에서 해수욕장 이용객들이 발열 체크 등을 하고 있다. /이동열 기자
▲ 23일 오후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변 입구에 설치된 발열 검사장에서 해수욕장 이용객들이 발열 체크 등을 하고 있다. /이동열 기자

바닷가는 한적했다.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인데도 해수욕장 이용객이 별로 없었다. 코로나 여파 탓에 해수욕장 여름 특수는 옛말이 된 분위기였다. 몽돌 깔린 해변에 파라솔과 그늘막을 친 평상이 줄 맞춰 띄엄띄엄 놓였는데 태반이 빈자리였다. 사람은 물론 파라솔과 평상도 거리 두기를 한다.

학동 몽돌해수욕장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 거리 두기 격상으로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많이 줄었다. 예년에는 파라솔 4줄을 쳤는데, 올해는 2줄도 다 못 채운다"며 "지금은 강화된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ㄱ(30) 씨는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구조라해수욕장도 둘러봤다. 방역 관리가 꼼꼼하게 이뤄졌다. 학동처럼 발열 검사장에서 체온 측정 등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한 후 손목에 밴드를 감아줬다. 학동은 노란색, 이곳은 빨간색이다. 안심손목밴드는 파란색을 포함해 총 세 가지를 번갈아서 쓴다. 화장실·샤워실 앞에도 관리 인원을 배치하고, 체온 측정기를 운영했다.

구조라해수욕장 상황실 관계자는 "평일 500명 수준, 주말 1000명 이상이 찾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8월 초까지 이어지는 성수기에는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근 '와현모래숲해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수욕장 입구 발열 검사장을 거쳐 들어간 백사장에는 텅 빈 파라솔이 줄지어 있었다. 서울에서 여름휴가를 온 피서객은 "매년 동해로 휴가를 가다가 올해 처음으로 거제로 왔다"며 "근처 펜션을 숙소로 잡고 해수욕을 즐기러 나왔다. 한산해서 좋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개장한 거제 해수욕장 16곳은 다음 달 22일까지 피서객을 맞는다. 지난해에는 개장 기간 30만 7000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24일 현재 9만 5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