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창원·하동 각양각색 전시
산수 품은 부채·민화풍 서각 등
국내외 조명 받는 작품도 다수

무더위와 코로나19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고 싶은 주말이다. 이른 여름휴가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산과 계곡·바다가 꺼려진다면 도심 속 피서지로 미술 전시장은 어떨까? 냉방이 되는 전시장에서 띄엄띄엄 거리 두기를 하면서 찬찬히 작품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전시장들을 소개한다.

◇김해선면작가협회전 = 여름철 자연스레 손에 들리는 물건 중 하나가 부채다. 특히 합죽선은 오므렸다 폈다 할 수 있어 간편한 소지품이기도 하다. 풍류를 좀 안다는 옛사람들에게 부채는 기능적인 면에서나 멋을 위한 소품으로서나 필수품이었다.

6월 하순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1전시실에 걸렸던 합죽선이 7월 20일부터 8월 8일까지 진영읍 라홍갤러리에서 2차로다시 걸렸다.

김미진 라홍갤러리 관장은 "이번 전시작 중에 전국선면예술대전 수상 작들이 꽤 있다"며 "묵향과 서화의 개성이 넘치는 표현을 부채에 담은 작품 60여 점을 통해 일상 속 여유로움과 시원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초대 김해선면작가협회장을 지낸 목정 문운식 선생 작품은 한국화 산수가 멋들어지게 앉은 부채다. 서양화풍 작품도 눈에 띈다. 바닷가 언덕에 집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합죽선에 그려져 이색적이다. 문의 010-4070-0597.

▲ 묵향과 서화의 개성 넘치는 표현이 담긴 부채  /라홍갤러리
▲ 묵향과 서화의 개성 넘치는 표현이 담긴 부채 /라홍갤러리
▲ 장영란 작 '기 시리즈 2011' /대산미술관
▲ 장영란 작 '기 시리즈 2011' /대산미술관

◇섬유미술의 향기 30인전 = 개관 23주년을 맞은 창원 대산미술관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 작가 30명이 참여하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싱그러운 초록 벼가 가득한 들판과 새파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을 따라 대산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일부러라도 찾고 싶은 풍경이다. 전시는 7월 3일 시작해 8월 31일까지 미술관 2, 3전시실에서 이어진다. 김철수 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국제비엔날레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가 4명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의 실장갑을 표현한 정경연 작 '어울림 2014-08'이라는 작품은 작가가 미국으로 유학 갔을 때 어머니가 실장갑을 한 상자 보내왔는데, 그걸 보고 어머니 손을 생각하며 엮기도 하며 작품을 했다고 한다.

장영란 작 '기 시리즈 2011'에 대해 김 관장은 "파도 느낌이 나는 이 작품은 먼저 바탕에 물감으로 칠을 하고 그 위에 실로 자수를 놓은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풍원곤 작가의 'Atlantis 1-1'은 산호초를 묘사한 그림으로 붉은색과 파란색이 선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중국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의 055-291-5237.

▲ 박해윤 작 '산촌을 가는 길'. /성산아트홀
▲ 박해윤 작 '산촌을 가는 길'. /성산아트홀

◇박해윤 작가 서각전 '산촌을 가는 길' = 목판에 새긴 문인화가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한쪽에서는 민화풍의 서각이 유혹한다. 21일 관람객을 맞기 시작한 박해윤 작가의 서각전 '산촌을 가는 길'이 창원 성산아트홀 제5전시실에서 26일까지 이어진다. 서각 작품 60점이 걸렸다.

박 작가는 노동자이면서 예술가다. 1986년 SNT중공업(옛 통일중공업)에 입사, 36년간 다니고 있으며 올해 정년퇴직을 한다. 직장생활 10년 만에 서예를 시작했고 20년 만에 조각칼을 잡았다. 꾸준한 직장생활만큼 작품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박 작가가 주로 한 작품은 서예와 서각, 장승, 솟대 작품 등이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서예 부문에서 금상, 경남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도 입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 한국근로자예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SNT중공업과 의령군이 후원했다. 문의 010-3561-8192.

▲ 크리스 미소 작 '20세기 귀족 고양이'/하동아트갤러리
▲ 크리스 미소 작 '20세기 귀족 고양이'/하동아트갤러리

◇하동아트갤러리 팝아트전 = 하동아트갤러리는 한국·유럽·일본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8명의 팝아트 '아주 친숙한 아주 낯선' 전시회를 연다.

'팝아트(Pop art)'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주류 중 하나로 1950년대 대중매체와 광고 등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대중미술이다.

한국의 여원을 비롯해 루마니아 시미나 소아레, 독일 레이나 보데와 준, 프랑스 브르노, 영국 크리스 미소, 일본 노가미 레이데이와 나리타 히카루 등 8명이 회화·조각·미디어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작가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다. 익숙함과 낯선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겁거나 어렵지 않은 주제의 동시대 미술작품이다.

아트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현대미술의 어렵고 불친절한 낯선 이미지와 일상을 소재로 평범한 이야기를 담은 친숙한 이미지의 양면성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 거제'와 협업한 이번 전시는 휴가철을 맞아 내달 6일까지 이어진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문의 055-880-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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