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창원 상남동에서 대학 후배와 초밥을 먹었다. 한 명당 3만 8000원이었다. 생색내기 딱 좋았다. 오마카세가 유명한 곳인데 우리말로는 요리사 특선쯤 되겠다. 제철 생선으로 만든 초밥이 하나씩 차례로 척척 나오면 한입에 털어 넣었다. 싱싱한 식자재와 요리사가 뽐내는 창의성이 맛을 낸단다. 고등어말이를 지나 막바지에 성게알 초밥이 나올 때쯤 후배는 "여기 완전 홋카이도 아냐?"라고 말했다.

그날 먹은 코스 초밥 요리가 문득 떠오른 건 뜬금없게도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채널이 나아갈 길을 나름대로 진지하게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지면은 한눈에 여러 제목을 훑어보고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영상은 한상차림인 지면과 달리 띄엄띄엄 보는 게 쉽지 않다. 아무리 유용한 정보라고 해도 피날레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달리면 아뿔싸! 시청자는 너그럽게 기다리지 않는다.

뉴미디어부로 출근한 지 13일째다. 그간 영상을 일곱 개 만들었다. 총 조회 수는 1663회, 회당 평균 237.5714이다. 펄떡이는 재료와 참신한 표현방식을 고민한다. 지금 구상은 이렇다. 주제는 다양한 지역민 삶 들여다보기, 기사로 다루지 않은 이슈 탐구 혹은 기사로 못다 푼 궁금증 해소, 구현 방식은 비틀기다. 비틀기는 주제를 두괄식으로 던지기보다는 한 번 더 돌려서 흥미를 돋우겠다는 말이다. 옛날 신문을 살펴보면 1984년에도 '뉴미디어 물결이 다가온다'라는 기사가 있다. 뉴미디어는 늘 미래에서 닥쳐온다. 현재를 사는 기자는 미디어 수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뉴미디어가 뭔데? 누가 물으면 땀이 삐질삐질 난다. 광의로 해석하자니 막막하다. 영상으로 한정해서 이야기를 푼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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