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 협의·정보 공개 등 요구
25일 추가 시위·항의 방문 예정
공사 재개 전 내일 간담회 개최

청량산 송전탑 건설과 고운초등학교 주변 고압지중선 매립을 반대하는 월영동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한전은 23일 주민들과 만나 접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창원시 월영동 주민과 마린애시앙 입주민, 고운초등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청량산 송전탑·고운초 앞 고압지중선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1일 오후 3시부터 마산합포구청까지 차량행진을 하고, 한전에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주민과 학부모들은 차량 50여대에 '아이들아 엄마, 아빠가 지켜줄게!', '송전탑 지중선로 OUT' 등의 구호를 붙이고, 비대위가 공지한 대로 마린애시앙 단지 후문에서 청량산 터널, 해안도로를 지나 합포구청까지 한 시간가량 행진했다.

▲ 21일 오후 창원월영마린애시앙 후문에서 청량산 송전탑 및 고운초등학교 앞 고압지중선로 설치 반대 차량 시위에 앞서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가 '월영동 송전탑 반대, 송전선 지중화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21일 오후 창원월영마린애시앙 후문에서 청량산 송전탑 및 고운초등학교 앞 고압지중선로 설치 반대 차량 시위에 앞서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가 '월영동 송전탑 반대, 송전선 지중화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이어진 집회에서 비대위는 △청량산 송전탑과 고운초 주변 고압지중선로 공사 철회 △한전이 주민과의 협의에 성실히 임할 것 △송전탑과 고압선의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한전이 고운초 주변 고압지중선을 땅 밑 1.4 m에 불과한 낮은 깊이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2013년 인근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청량산 송전탑 건설을 주민과 협의 없이 재개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또, 고압선에서 나오는 전자파 등이 1200여 명의 고운초 학생과 지역 내 아동 1000여명의 건강을 해칠 것도 염려하고 있다.

월영동 주변 고압선 건설을 포함하는 한전의 '154㎸ 서마산분기 송전선로 증설 사업' 은 2010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시작됐다. 원안은 154㎸ 송전탑 5기를 예곡·가포·월영동 일대에 세워 고압선로를 서마산변전소까지 연결하는 것이었지만, 2013년부터 인근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월영마을을 지나는 고압선 문제는 지중화를 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2015년에야 짓기 시작한 마린애시앙 아파트의 입주민들과 2019년 단지 내에 착공한 고운초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올해 5월에야 협의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은 두 차례 협의에서 △밤밭고개에서 경남대로 이어지는 기존 지중선로에 겹쳐지는 안(1안) △지중선로 매설을 한전도 인정한 안전기준인 지하 15m 이상으로 묻는 안(2안) △기타 해안도로로 우회해 지을 것 등을 제시했으나 한전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후 6월 17일 한전이 공사 강행을 통보하자 주민들은 집회를 시작했고, 21일 현재 공사는 합포구청의 중재로 잠시 중지된 상태다. 비대위는 한전이 공사 강행 의지를 꺾지 않는 한 저항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상규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오는 25일 창원시청과 도청, 한전 경남본부로 차량시위를 할 것이고, 이후 국무총리실, 한전 본사 항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26일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23일 주민 간담회를 통해 접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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