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군 등 발굴조사
통일신라 창건 주요 사찰
'의곡사'새겨진 기와 발견
지역 불교문화 연구 활력

함안군 강명리사지에서 고려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상이 출토됐다.

함안면 강명리 광려산 기슭에 있는 강명리사지는 문화재청의 '2021년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의 하나로 지난 4월부터 문화재청과 함안군,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조사를 벌이는 절터다. 강명리사지는 돌로 여러 단의 기단을 조성한 뒤 건물을 지은 사찰이었으나, 현대에는 공동묘지로 사용돼 절터가 일부 훼손됐다.

조사단은 이번 시굴조사와 발굴조사를 통해 강명리 절터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해 고려시대까지 세력을 이어간 사찰이었음을 밝혀냈다. 또한, 발굴한 명문(금석에 새긴 글자) 기와를 통해 절 이름이 '의곡사(義谷寺)'임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진행된 정밀발굴조사 과정에서 고려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상을 찾아냈다.

▲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 광려산 기슭에 있는 절터에서 높이 8㎝인 고려시대 금동불과 '의곡사'(義谷寺), '중희십오년'(重熙十五年) 글자가 새겨진 기와 등을 찾아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함안 강명리 절터에서 나온 소형 금동불.  /연합뉴스
▲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 광려산 기슭에 있는 절터에서 높이 8㎝인 고려시대 금동불과 '의곡사'(義谷寺), '중희십오년'(重熙十五年) 글자가 새겨진 기와 등을 찾아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함안 강명리 절터에서 나온 소형 금동불. /연합뉴스

금동불상은 연화대좌(蓮花臺座·불상을 받치는 연꽃 모양의 자리)를 갖춘 높이 8㎝ 소형 불상으로, 의복과 손 모습 등 형태가 잘 남아있다. 불상 뒷면에는 작은 고리가 있어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장식물)를 꽂았던 흔적으로 추정했다.

또 불상 대좌 좌·우측에는 연결흔적이 있고, 연화대좌 바닥에서 촉(鏃·길고 뾰족한 부분)이 확인돼 제작 당시 삼존불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번 발굴에서는 청동그릇 조각과 함께 삼존불의 중심불상만 출토됐다.

이와 함께 '의곡사' '중희십오년'(重熙十五年) 글자가 새겨진 기와 등을 찾아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의곡사'와 1046년을 뜻하는 '중희십오년' 글자 기와는 강명리 절터의 위세와 사명을 알려주는 중요한 고고학 자료"라며 "'중희십오년' 글자 기와를 제작한 시기에 중창이 크게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곡사는 당시 문헌에 별다른 기록이 없고, 같은 이름의 사찰이 진주에 현존한다"며 "올해 조사 면적이 250㎡에 불과해 추가로 발굴을 하면 의미 있는 유물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함안은 통일신라시대 지방의 불교 관련 업무를 담당한 승관직(僧官職)인 군통(郡統)이 파견된 곳으로, 한국 불교사 연구에서 그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야 할 지역"이라며 "연구를 위한 자료가 적은 상황에서 금동불상이 출토된 것은 매우 귀중한 성과다. 함안 불교문화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명리사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조사는 올해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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