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협 거제 세미나서
남송우 문학평론가 주장
지역 문학 방향성 등 제시

지역 문학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인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러한 화두로 경남문인협회(회장 이달균) 회원 60여 명이 거제에 모였다. 애초 200여 명이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도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확산하는 상황이어서 행사 규모가 축소됐다.

"거제가 바다를 끼고 있어 해양문학의 특성이 강한데 어느 곳에나 있는 그런 바다가 아닌 거제만의 역사를 깔고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었을 때 대표적인 작품이 될 것입니다."

17일 오후 2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앞 홈 포레스트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찾아가는 경남문협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남송우 문학평론가의 주장이다.

그는 거제문학의 특성을 김기호 시조시인에서 비롯한 시조문학, 청마문학기념관 운영과 청마문학제에 따른 청마문학, 포로수용소를 통한 전쟁문학, 그리고 거제지역만의 문학 행사인 선상문학축제를 꼽았다. 하지만 행사만으로는 거제문학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지역 문학의 정체성을 이어가려면 행사는 문화기획자들에게 맡기고 문인은 평생 남기고 싶은 작품을 남겨야겠다는 소신으로 창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발제한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는 유배문학이 한의 문학이 아니라 흥의 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현재 극한의 코로나 상황이 옛 유배 시기와 다를 바 없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극복할 것인가, 문인들의 역할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배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조선 중종 때 담양으로 유배돼 생활하면서 '낙지가'를 지은 이서와 선조 때 정치에 환멸을 느껴 몇 번이나 담양으로 낙향해 '성산별곡'을 지은 송강 정철, 조선 후기 강진으로 유배 가서 '도강고가부사'를 지은 다산 정약용을 사례로 각자의 유배문학 성향을 풀어냈다.

▲ 경남문협이 17일 오후 거제 장승포동 홈 포레스트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찾아가는 경남문협 세미나'를 열고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 경남문협이 17일 오후 거제 장승포동 홈 포레스트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찾아가는 경남문협 세미나'를 열고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이서는 허세를 부리며 유배라는 상황에서도 왕이 잘하고 있다고 했고, 송강은 신선 세계를 동경하며 현실 직시를 피했고, 정약용은 농민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불합리한 상황을 질타했다. 이 세 사람이 보여준 유배문학 유산이 오늘의 코로나 위기 상황을 건너는 데 음양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두 사람의 발제가 끝나고 김우태 편집주간 진행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거제문학의 방향성에 관해서는 창원문협 김명희, 진주문협 이창하 작가가 나섰고 유배문학에 관해서는 거제문협 김운항, 김해문협 김용권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 맞춰 발간된 거제를 주제로 하는 사화집 <바람의 언덕까지 올라온 바다를 보았다>와 배대균 수필가의 번역집 <창녕 방언전투 실화> 출판기념회가 이어졌다.

이번 사화집 발간에 관해 전문수 고문이 설명했다.

"헤밍웨이는 어민의 절절한 모습을 그려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거제의 바다와 아프리카의 바다가 다르다. 동백꽃 역시 마찬가지다. 문학은 참이냐, 착한 거냐, 지금이냐가 중요하다. 지역 문학을 꺼낸 이달균 회장의 아이디어가 좋았다. 문학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제시했다. 거제만의 배를 소재로 한 작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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