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위반 없다던 한화·키움
허용인원 초과 8분 동석 들통
과태료 부과…수사 가능성도

선수들은 또 한 번 신뢰를 깼고, 구단은 무책임한 결론을 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거짓 진술을 했다. 키움과 한화는 '거짓 진술'을 근거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팬과 언론에 알렸다. 선수들의 말도, 구단의 해석도 '거짓'이었다.

방역을 담당한 자치구 관계자는 "조금 더 살필 부분이 있다"면서도 "거짓 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선수들의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단 서울 강남구청은 17일 한화 선수 1명, 키움 선수 1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뽑힌 한화 선수 1명, 최종 엔트리에 선발됐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자진 사퇴한 한현희(키움)는 백신 접종을 한 덕에 과태료를 피했다.

강남구청은 한화, 키움, NC 다이노스와 선수 차례대로 만난 일반인 2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수사 의뢰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한화와 키움 구단은 17일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처음 진술과 다르게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확히는 정정 보고가 아닌, '거짓 진술 확인'이었다. 이 거짓 진술 확인도 구단이 아닌 방역당국이 했다. 방역당국에 신고한 계기를 만든 것도, KBO의 지시였다.

선수들의 해이한 방역 의식과 혐의를 피하려는 부도덕한 행동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구단도 자의적인 해석으로 선수와 구단의 잘못을 '축소 발표'하는 과오를 범했다.

하루 전인 16일 키움과 한화가 낸 '보도자료'를 본 방역 관계자는 구단이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한화 선수 2명, 키움 선수 2명은 5일 새벽 한화의 서울 원정 숙소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 1명, 일반인 2명과 만났다.

"한화 선수가 방에서 나온 뒤 키움 선수들이 들어갔다"는 게 선수들의 진술에 근거한 구단 발표였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은 '오후 10시 이후 사적인 만남'과 '5인 이상의 만남'을 금지한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든 한화 선수 1명,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키움 한현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이상이 지난 터여서 5일 새벽 당시의 거리 두기 3단계 규정에 따라 '사적 모임 인원'에서 제외된다.

이를 근거로 한화와 키움 구단은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역학조사 결과 한화 선수 2명은 키움 선수 2명이 방에 들어온 뒤 8분(강남구청의 발표는 6분)을 머물다가 떠났다. 총 7명이 5일 새벽에 모여 있었다.

백신 접종자 2명을 제외해도 5명이 만난 터여서 강남구청은 백신 접종을 한 선수 2명을 제외한 5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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