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방역수칙 위반에도 함구
리그 중단·대표팀 피해 초래
초기 대처 미흡에 비난 확산

NC다이노스 창단 이후 대형 악재가 터졌을 때마다 구단의 안이한 대처가 지적됐지만, 이번 코로나 확진 사태에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NC 선수들의 코로나 확진 여파로 KBO리그가 중단됐고,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피해를 줬다. 하지만 이러한 혼돈에 책임이 있는 구단은 침묵하며 감추기에 급급했다.

지난 8일 오전 박석민은 술자리에 함께했던 지인에게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구단에 알렸다. 구단도 KBO에 통보하면서 이날 잠실 NC-두산전, 대전 KIA-한화전이 취소됐다.

문제는 사실을 인지한 구단이 '침묵'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점이다. KBO는 11일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한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리그 중단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12일 구단 사장이 참여한 긴급 이사회에서 순연을 결정했다.

이사회에서는 구단별로 찬반이 나뉘었다. 이 자리에서라도 사실관계를 밝히고 KBO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대로 2군 선수를 투입해 경기를 진행하자는 등 의사를 표현해야 했다. 하지만 N C구단은 입을 다물었었다.

▲ 14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NC다이노스 일부 선수는 최근 숙소에서 외부인과 접촉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연합뉴스
▲ 14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NC다이노스 일부 선수는 최근 숙소에서 외부인과 접촉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KBO가 매뉴얼을 뒤엎고 경기를 순연했다고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역당국 역학조사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며 사과문을 내놓았다.

그러나 14일 언론과 야구커뮤니티 등을 통해 서울 원정 숙소에서 일부 선수들과 외부인이 술판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는데도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하던 구단은 허위로 진술했다며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는 방역당국의 보도자료가 나온 뒤에야 황순현 대표이사와 박석민의 사과문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구단이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투명하게 대처했다면 사태를 키우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역 야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잘못한 게 가장 크지만 구단의 초기 대처가 잘못돼 리그가 중단되고 일이 커졌다"면서 "매뉴얼에 따라 6게임은 버리고 갔으면 선수들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표나 단장이 자기들이 살려고 선수들을 죽인 경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구단의 초기 대처 미흡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게 지역 여론"이라고 전했다.

구단이 시간 끌기식 침묵으로 상황을 악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은폐사건부터 △2016년 9월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음주운전 △2018년 강민국 음주운전 적발 미고지 후 KT 이적 등으로 사건·사고가 끊임없없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회피성 침묵으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번에도 달라진 점은 없었다. 구단이 선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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