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방역 위반·리그 중단에 팬들 '배신감'

올 시즌 프로야구 구장을 찾은 팬은 어쩌다 운이 나쁘면 가던 길에서 멈춰 서서 수 분을 기다려야 했다.원정팀 버스가 도착하면 안전 요원들이 길을 막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이 원정팀 출입구로 모두 들어가고 나서야 도로 통제가 풀리고, 팬들은 가던 길을 갈 수 있었다.

선수들은 '소재 불명 타인'과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는 KBO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른 조치다.

올 시즌 팬들은 선수에게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할 수도 없다. 선물도 주면 안 된다. 팬들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선수들이 따라야 할 지침이었다.

팬들은 관람석에서 '치맥'(치킨과 맥주)도 즐길 수 없었다. 흥겨운 응원가도 따라부를 수 없었다. 관람석 취식과 육성 응원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함께 야구를 관람하러 가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관중석 띄어 앉기도 시행했다.

사인·치맥·응원 등 야구장 직관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없게 됐지만, 팬들은 순수하게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직접 보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야구장을 찾았다.

팬들은 방역을 위해 철저히 거리 두기를 지켰다. 외부의 통제도 받았다. 선수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경기하고, 리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

그런데 프로야구는 결국 멈췄다.

13∼18일 예정된 경기는 모두 취소됐다.

도쿄올림픽 휴식기(19일∼8월 9일)까지 합해 총 28일 동안 리그가 중단된다.

각종 노력에도 코로나19에 확진된 선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방역 당국은 3명의 확진자가 나온 NC 다이노스 선수단의 방역 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NC 확진자들이 서울 원정 숙소로 쓰는 호텔에서 밤에 정원 초과 입실 금지 조항을 어기고 모임을 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단이 아닌 외부인이 합석해 음주 모임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팬 커뮤니티에는 각종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희생한 팬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리그 중단에 대한 비판 여론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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