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여름 전국 지역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거창도 마찬가지다. 거창군은 13일 고심 끝에 30일 개막 예정이었던 거창국제연극제를 취소했다. 연극제를 주최하는 거창문화재단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대대수 직원이 23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내려진 조치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지역 대표 축제이면서 야외무대에서 연극을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몇 안 되는 행사다. 오랫동안 보조금 집행 등 잡음으로 갈등과 파행을 겪다 올해 군이 상표권을 사들이며 연극제를 정상화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었다. 그래서 연극제 취소 소식은 연극제를 기다려온 이들과 거창 주민들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거창국제연극제의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266억 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돈의 가치를 떠나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요즘, 수승대 계곡을 무대 삼아 마음 편히 연극 한 편 볼 수 있다면 우리 삶에 어떤 위로가 되었을까? 코로나 우울증으로 삶이 위축된 이들에게 또 어떤 위로로 다가왔을까.

행사는 취소됐지만 거창군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무렵 주말을 이용해 수승대 등지에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피해를 볼 연극인, 문화예술단체,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우리는 누구나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공연조차 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올해 거창국제연극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직원 확진 판정으로 사태 원인을 제공한 거창문화재단은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진행되지 못한 것은 끝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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