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권희동·이명기·박민우
서울서 방역 규칙 위반 술자리
동선 허위 진술 의혹 수사까지
리그 중단·늑장 사과 구단 뭇매

NC다이노스 선수들이 KBO리그 도중 코로나 방역수칙을 위반해 호텔에서 술자리를 벌인 것도 모자라 동선 허위 진술 의혹까지 제기돼 비판을 받고 있다. 거듭된 구단과 선수들의 안이한 인식과 대응이 프로야구 경기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9일 NC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선수단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14일까지 선수 3명과 직원 1명 등 4명이 확진됐다.

'NC 선수 2명 확진'이 알려진 이후 NC 구단은 사실상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사과문에서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을 뿐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내용도 없이 "방역당국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만 밝혔다. 그 사이 KBO는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이마저도 팬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하면서 KBO 대응 역시 도마에 올랐다.

13일부터 SNS 등 온라인에서 확진 선수 명단과 구체적인 전파 당시 정황이 나돌자 NC 구단은 14일에야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황순현 대표이사와 방역수칙 위반 당사자로 지목된 박석민이 사과문을 공식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처마저도 야구팬들에게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으로 비쳤다는 점이다.

박석민은 이날 사과문에서 '권희동·이명기·박민우와 지인'이 치맥(치킨+맥주)을 했다고 밝혔지만, 서울시 강남구 역학조사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거나 지인이 1명이었는지 2명이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에서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이후 동선을 허위 진술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NC다이노스 선수 등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애초 강남구는 "NC 선수들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서울시에 보고했으나, 이날 오후 추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6일 새벽 NC 선수 4명이 한 선수의 숙소 방에 모였고 일반인 2명이 합류해 총 6명이 한 공간에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이런 혼선을 확진자 5명의 허위 진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확진자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당시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박민우의 도쿄올림픽 대표를 내놓겠다는 발표도 팬들의 비난을 샀다. 자신의 잘못된 처신에 따라 대표선수로 뛸 명분이 없기에 사퇴하는 것인데도 손가락 부상이라는 '핑계'를 덧붙임으로써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이번 사태로 NC 김종문 단장은 직무에서 배제됐다. 황순현 대표이사는 방역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이사는 "저희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KBO리그 진행이 중단된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특히 해당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해 구단은 관리 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방역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NC는 창단 이후 2016년 이태양 승부조작, 에릭 테임즈 음주운전 은폐 의혹, 2019년 운영팀 직원 사설 스포츠토토 베팅, 2020년 2군 코치 경찰관 폭행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번 사태 역시 그동안 많은 사건을 겪고도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